‘그러면 차유진, 너는 내가 그때 네게 연락해야 했다고 생각하는 거야? 왜?’
나는 그래도 네가 연락할 줄 알았어. 왜냐하면 너는 때로 아주 시시콜콜한 일까지 나에게 털어놓곤 했으니까. 그 말들이 희망으로 반짝일 때도 실망으로 흐리게 가라앉아 있을 때도 나에게 네 일상을 공유하길 주저하지 않았으니까. 네가 나를 좋아했으니까. 그렇게 되기 전에도 우리가 함께 꿈꾼 시간이 그렇게 길었으니까.
그러니까 네게 무슨 일이 생기면 곧 알 수 있을 거라고, 별말 없으니 잘 지내고 있을 거라고, 그러니 다시 생각하기도 싫은 다른 일들과 함께 지금은 너를 잠시 관심의 저 바깥으로 밀어두어도 될 거라고, 어차피 우리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순 없으니 그래도 될 거라고.
그렇게 안일하게 믿고 있던 예전의 나도,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변명하는 마음과 자꾸 그때를 되새기고 후회하는 미련 사이에서 헤매는 지금의 나도 다 머저리 같아서.
차유진은 눈을 떴다. 아침이었다.
낯선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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