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주
‘느이 할아버지 삼촌이 아직 살아계시지 않니. 근데 그분이 예전에 그 비슷한 기록을 읽은 적이 있다고 하시네.’
차유진과 김래빈은 이동 중이었다. 할머니의 연락을 받은 뒤였다. 할머니 말로는 김래빈의 증조 할아버지뻘 되는 분이 아주 오래전 읽은 기록이라 이제 와 기록을 다시 뒤질 수는 없다 했다. 시간을 셈해보면 광복도 되기 전의 기록이 분명하니 김래빈이 생각하기에도 제가 그 글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거란 보장이 없었다. 대신 할머니는 그들에게 어떤 무당의 주소를 알려주었다. 그 무당 주소 하나를 알려주기 위해 할머니는 그의 집안이 알고 지내던 무당 네트워크를 탈탈 털었다.
“소원을 들어주는 술이 아니야.”
그 무당은 전주에 머물고 있었다. 겉으로는 평범한 주택처럼 보이던 무당의 거처 내부에는 화려한 제단이 차려져 있었는데 그 앞에 의자를 끌어다 앉은 무당은 부채를 탁 접자마자 그들에게 대뜸 말을 던졌다.
“예?”
김래빈이 눈을 휘둥그레 뜰 때 차유진은 잠시간 무당을 경계하는가 싶더니 색색의 깃발로 알록달록한 주변을 둘러보느라 바빴다. 분명 술을 더 급하게 찾았던 건 차유진이었는데, 막상 정말로 술이 있다고 하니 초조하게 무당의 앞으로 의자를 바짝 끌어다 앉은 쪽은 김래빈이다.
“그렇다면 그 기록은 무엇입니까? 할머님께서 분명 소원을 들어주는 술에 대한 기록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또 듣기로는 분명 무당님께서…,”
“어허, 보살님! 보살님이라고 부르라니까!”
모시는 신에 따라 영험함이 결정된다면 이 무당은 분명 나라에서 손꼽히는 무당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제대로 된 신내림을 계승한 무당도 점점 줄어드는 이 시대에 무려 칠성신을 모시는 무당이라니. 특정한 위인을 모시는 무당보다 훨씬 격이 높다.
믿기 힘든 일이라 김래빈의 할머니도 몇 번이고 확인을 거쳤는데 이미 관련자들 사이에서는 영험하기로 소문난 모양이었다. 별도로 홍보할 필요도 없이 소개만으로도 손님이 꽉 차서 아는 사람만 아는 무당이라고. 김래빈의 집안이 그 무당과 연이 있지 않았더라면 그들 역시 이렇게 급박하게 끼어들어 무당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걸 아는 김래빈은 납죽 엎드렸다.
“죄송합니다! 보살님께서 저희를 도와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 내 신어미의 신어미가 이북에서 피난으로 내려왔을 때 잠시 너희 가문과 인연이 있었지. 그 은혜를 이제사 갚게 되었으니 잘 된 일이다. 잘 들어라. 그건 소원을 들어주는 술이 아니야. 정확히는 신께 간청할 때 쓰는 술이다. 그러니까 술이 소원을 들어주는 게 아니라 신이 소원을 들어주는 것이고, 그 소원을 들어주십사 하고 간청할 때 도움을 주는 술이다. 그러니 아무나 만들 수도 없고, 빈다고 소원을 다 들어주지도 않고, 만들 때부터 신의 힘을 빌려야 한다. 그런 술이다.”
한꺼번에 많은 정보가 쏟아져 내렸다. 김래빈의 눈이 핑글핑글 돌았다. 그러니까 내가 만들어야 하는 술은 신의 힘을 빌려야 하는 술이고, 근데 그 술만 있다고 소원을 들어주는 건 아니고, 소원도 신의 힘을 빌려야 하는데… 신과 술과 소원이라는 단어가 김래빈의 머릿속에서 이리저리 뒤섞였다.
“신 마음 작아요? 왜 소원 안 들어줘요?”
차유진이 툭 끼어들었다. 그 말에 퍼뜩 정신을 차린 김래빈은 마음이 좁다고 말을 고쳐줘도 되는지, 혹시 그 말이 신에게 불경한 건 아닐지, 그렇다면 차유진을 말려야 하는 게 맞는지 안절부절못했다. 다행히 이번에는 무당의 호통이 떨어지는 일은 없었다.
“그 술이 만능이었다면 너희 가문이 아주 오래전에 이 나라를 틀어쥐고도 남았을 것이다. 합당한 신에게 원하는 것을 정확히 비는 게 쉬운 줄 아느냐?”
퉁명스럽게 그 말을 툭 던진 무당은 차유진을 오래도록 들여다보았다. 이걸 범이라고 해야 하나. 난처한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너희가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만들 때부터 신의 힘을 빌려야 하니 신의 시험도 여러 번 통과해야 하는데 어렵기도 어렵고, 위험하기도 하고, 기회도 딱 한 번뿐이지. 이번에 네가 이 어린 범을 위해 소원을 빌면 널 위해서는 소원을 빌 기회가 없다는 뜻인데….”
그 말에는 차유진이 더 놀랐다.
“김래빈 소원 못 빌어요?”
“성공한다면 그렇게 되겠지.”
무당은 혀를 쯧 차더니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반면 차유진의 표정은 사뭇 심각해졌다. 김래빈 잠깐만. 어깨를 두어 번 두드리더니 우리 나가, 하고 그를 잡아끌었다. 아니 왜. 어리둥절한 김래빈의 말조차 무시하면서. 무당은 별로 개의치 않는 얼굴로 손을 저었다.
“어차피 나도 지금은 안 되겠고 그럴 각오가 서면 다시 오너라. 그때는 저 범이 네 수호신 역할도 해야 할 테니 어차피 둘이 이야기는 한 번 해보아야 해.”
둘은 그렇게 무당의 집을 빠져나왔다. 저녁 시간이었다. 김래빈은 시장으로 차를 돌렸다.
사람으로 북적이는 국밥집 한가운데에서 차유진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콩나물국밥을 앞에 둔 채 입을 비쭉 내밀고 앉아 있었다. 김래빈은 같이 나온 막걸리잔에 모주를 따라 내밀었다.
“자.”
“…시나몬?”
“시나몬 아니고 계피. 모주라고 부르는 거야. 이름은 술인데 사실 도수는 굉장히 낮아서 그다지 술 느낌은 들지 않아. 굳이 비교하자면 뱅쇼랑 유사한 과정으로 만들어지는데 구성은 좀 차이가 있어. 혹시 네 취향에는 맞지 않을 것 같아? 그럼 마시지 않아도 돼.”
차유진은 고개를 젓고 잔을 들었다. 몰라. 그래도 마셔볼래. 상대가 잔을 든 걸 확인한 김래빈은 그의 잔에도 모주를 따른 후 건배하듯 살짝 부딪혔다. 차유진이 말문을 연 것만으로도 한층 안심한 기색이었다.
“난 네가 좀 더 기뻐할 줄 알았어.”
조부모와 같이 살면서 각종 한약이나 수정과에도 익숙해진 김래빈이 아무렇지도 않게 모주를 들이켰다. 따뜻하게 데워진 술에서 올라오는 약재 냄새를 먼저 맡은 차유진이 콧잔등에 주름을 만들었다가, 막상 한 모금 마셔보더니 입에 맞았는지 곧 훌쩍 잔을 비워냈다.
“방법을 찾은 거 기뻐. 김래빈 기회 뺏는 건 안 기뻐.”
새우젓 그릇이 손과 손 사이를 오갔다. 국물의 간을 확인한 차유진이 상대를 따라 김을 집어 들었다. 수란에 국물을 살살 부어 입에 넣던 김래빈이 어리둥절한 얼굴을 했다. 차유진이 왜 심각한 얼굴인지 모르겠다는 듯이.
“나는 네가 알려주지 않았다면 그런 기회가 있다는 것도 몰랐을 텐데. 그럼 어차피 마찬가지인 거 아니야?”
“아니야. 김래빈 잘 생각해야 해. 나한테 주면 김래빈은 소원 비는 거 못해. 그거 큰 기회야. 난 그거 몰라서 달라고 했어.”
차유진이 답답한 마음을 담아 수저를 흔들었다. 앞에서 김래빈의 얼굴이 저게 무슨 밥상머리에서 무엄한 짓인가 하는 표정으로 바뀌는 걸 알면서도 그랬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김래빈의 젓가락이 차유진의 숟가락을 톡 건드렸다.
“알았으니까 이거 내리고 밥 먹어. 네 말대로 잘 생각해 볼 테니까.”
그 정도면 충분했다. 차유진은 아무것도 모르는 김래빈을 속이듯 기회를 빼앗고 싶지 않았다. 자기가 약속한 건 철저히 지키려고 하는 성격이니 김래빈은 꽤 진지하게 무당이 했던 말을 고민하리라. 그에게서 그 답을 얻어내는 게 목적이었다는 듯 흐린 얼굴을 지운 차유진은 호쾌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나 김래빈 믿어.”
차유진이 밥을 뜨기 시작해서 김래빈은 그걸로 대화가 끝난 줄 알았다. 그러나 차유진은 다시 진지한 얼굴을 했다. 김래빈. 의미심장하게 그를 부르는 목소리에 김래빈은 다시 몸을 차유진 쪽으로 기울였다.
“우리 이거 한 병 사가.”
차유진은 모주가 정말로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느냐. 둘은 그 후로 사흘 내내 전주의 맛집을 돌며 하루 한 번씩 모주를 마셨다. 오늘도 숙소로 돌아가는 차유진의 손에 모주 한 병이 달랑달랑 들렸다. 차유진은 처음엔 술집에서 일하니 새로운 술을 탐구해야겠다고 핑계를 댔다가 나중에는 그냥 먹고 싶으니 먹겠다고 우겼다.
“모주가 아무리 도수가 낮고 일부는 무알콜이라고도 한다지만, 엄연히 술을 재료로 만들어진 데다 당도가 높아 너무 많은 양을 한 번에 섭취하면 아무리 약재가 들어갔어도 건강에 좋지 않아!”
차유진이 술을 사는 내내 같은 요지의 말을 어휘만 바꿔서 여러 번 반복했던 김래빈은 끝까지 포기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미 숙소로 모주를 들고 들어온 이상 이건 차유진이 이미 90% 이상 승기를 잡은 게임이다. 차유진은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
“이거 술 아냐! 그래서 김래빈 안 마셔? 그럼 나 혼자 마셔!”
나 뚜껑 땄어. 이거 늦장부림이야. 페트병 마개를 당당하게 들어 올린 차유진이 어떻게 할래, 하는 얼굴로 고개를 기울였다. 김래빈은 하늘을 한 번 보고, 바닥을 한 번 보더니 긴 종이컵을 두 개 꺼내왔다. 늦장부림이 아니라 낙장불입이겠지. 투덜거리는 말은 한 귀로 흘린 차유진이 신난 얼굴로 숙소에 딸린 작은 탁자에 병을 내려놓았다.
“우리 안주 먹어?”
“아니. 이것만 마셔도 충분히 배불러. 우리 저녁도 먹었잖아. 안주 시키지 말자.”
진짜로 안주를 먹고 싶어서 물은 건 아니었는지 쉽게 수긍한 차유진이 그들의 앞에 놓인 컵에 술을 따랐다. 병에서 여러 번 흔들린 술이 작고 부드러운 거품을 내며 컵으로 흘러들어왔다. 그들이 묵는 숙소는 취사 금지여서 불을 쓸 수 없어도 모주는 차갑게 마시면 또 그 나름의 맛이 있는 술이다. 천천히 잔을 비울 요량으로 반쯤 마시다 만 모주를 내려놓은 김래빈은 의자에 늘어지듯 등을 기댔다. 블라인드를 반쯤 내린 창밖으로 전주 시내의 모습이 들어왔다. 창이 난 방향대로 시내를 가로질러 외곽으로 가면 그들이 방문했던 무당의 저택이 있을 터였다.
“차유진.”
“김래빈 술 아직 있어서 더 못 줘.”
자신의 빈 컵에 부리나케 남은 모주를 붓던 차유진이 그의 컵을 힐긋 넘겨보며 말했다.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거 말고.”
이럴 때마다 김래빈은 종종 마음이 이상했다. 저럴 때의 차유진은 정말로 평범한 인간 같아서. 그래서 사람이 고양이로 변할 수 있다거나, 소원을 비는 술이 있다거나, 아니면 어떤 술집에 저승사자가 드나든다거나 하는 일이 전부 그냥 먼 이야기로만 느껴지는 것이다. 실제로는 그가 계속해서 겪고 있는 일인데도.
“네가 고민해 보라고 했던 이야기 말이야. 그동안 좀 생각해 봤거든.”
차유진이 컵을 내려놓았다. 잠깐 정적이 흘렀다. 김래빈은 손을 느리게 흔들었다. 반쯤 남은 탁한 갈색 액체가 종이컵 안에서 휘돌았다. 그는 천천히, 신중하게 말을 이었다.
“그런데 여전히 생각이 바뀌진 않았어. 나보단 네가 이 기회를 쓰는 게 맞아.”
차유진은 숨을 들이켰다가, 아주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김래빈 할머니 아파도?”
김래빈이 그를 돌아보았다. 차유진은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차유진의 얼굴을 천천히 훑어보고 장난기가 없는 걸 확인한 김래빈이 탁자에 팔을 올려 턱을 괴었다. 톡. 손가락이 탁자를 가볍게 두드렸다.
“그것도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야. 네가 고민해 보라고 해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가정해 보았거든.”
만약 소원을 빌 기회가 있다면 어떤 소원을 빌고 싶은가.
차유진이 고민하라고 한 이후 대부분의 시간 동안 김래빈은 그 답을 찾으려 했다. 쉽지 않았다. 자잘하게 원하는 거라면 무수히 많았다. 조부모가 계속 건강했으면 좋겠고, 바에 드나드는 손님들이 행복했으면 좋겠고, 진상 없이 평온한 하루가 계속되었으면 좋겠고, 누나가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고, 나중에라도 좋아하는 공부를 더 할 수 있으면 좋겠고…. 그렇게 빌고 싶은 게 수없이 많다가도 반드시 신의 힘을 빌려 소원해야 하는 한 가지만 꼽으라면 들 수 있는 게 없었다.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몹시 편찮으시게 된다면 조금 아쉬울지도 몰라. 하지만 어차피 소원을 빌 수 있는 건 단 한 번뿐이라며. 나한테는 할머니뿐만 아니라 누나도 있고 할아버지도 있는데, 그중에 누가 가장 중요한지, 어떤 때에 소원을 비는 게 가장 적합한지 어떻게 결정하겠어? 가족한테 일이 생길 때마다 그때 쓰지 말고 지금 쓸걸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원래 내 기회가 아니었다고 생각하는 게 나아.”
정말로? 차유진이 물었다. 김래빈은 응,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컵을 들어 차유진의 컵에 가볍게 부딪혔다.
“그리고 무당, 아니 보살님께서도 말씀하셨듯 내가 소원을 빈다고 신이 그걸 꼭 들어준다는 보장은 없잖아. 그렇다면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신에게 기대기보다는 열심히 노력해서 사는 쪽이 후회 없이 살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했어.”
반면 차유진은. 그는 컵 너머로 상대를 바라보았다.
“너는 신의 힘이 아니면 방법이 없는 거잖아. 그러니까 그 기회는 너에게 양보할게.”
술을 비우며 한 말에 차유진은 답이 없었다. 둘의 눈이 오래 마주쳤다. 눈을 느리게 깜박이던 차유진이 탁자에 엎드리듯 기댔다. 그래도 여전히 시선은 그를 향했다. 김래빈은 빈 컵을 내려놓았다. 차유진이 무엇을 염려하는지 알 것도 같았고 모를 것도 같았다. 그래도 결론은 같았다.
“내일 다시 그 보살님을 찾아가서 말씀드리고 방법을 알아내 돌아가자. 우리 바도 너무 오래 비웠어. 손님들이 이유를 궁금해할 거야.”
그러니까 빨리 너도 잔 비우고 잘 준비해. 김래빈은 차유진을 가볍게 재촉했다. 마치 그것만이 중요하다는 듯이. 차유진은 맥 빠진 듯 한숨을 쉬고는 술을 비웠다. 사람이 좀 감동을 받아볼까 했더니 생각할 시간조차 주질 않았다.
“김래빈 조금 이상해. 이상한 사람이야.”
“뭐? 너는 사람이 기껏 고심해서 답을 줬더니…!”
나 양치할래. 김래빈의 말을 끊고 상대의 컵까지 냅다 잡아챈 차유진이 두 컵을 같이 구겨 쓰레기통에 톡 던져넣었다. 의자를 드륵 밀어 몸을 일으킨 그는 김래빈을 내려다보았다.
“왜. 더 할 말 있어?”
“…아냐.”
뭐야. 김래빈은 차유진을 한번 이상하다는 듯 바라보고는 몸을 일으켰다. 너 지금 양치 안 할 거면 나 먼저 들어간다. 김래빈이 던진 말에 퍼뜩 고개를 든 차유진이 그의 앞을 막아섰다.
“김래빈 그거 반칙이야! 내가 먼저 한다고 했어!”
“그럼 빨리 씻고 나와. 그동안 난 여기 좀 마저 치워야겠다.”
그들이 숙소에 나란히 놓인 침대를 하나씩 차지하고 눕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침대 옆 간접 등만 어렴풋하게 켜 둔 채로 차유진은 김래빈의 침대가 놓인 쪽으로 몸을 굴렸다.
“김래빈.”
“왜.”
“만약에 소원 비는 거 성공하면… 나 여기 조금 더 있어도 돼?”
바르게 누워 있던 김래빈이 차유진의 쪽으로 돌아누웠다. 여기 더 있고 싶어? 어두운 밤의 숙소는 조용해서 조금만 속삭여도 말이 잘 들렸다.
“모르겠어.”
“모르겠으면서 왜 여기 있어도 되냐고 물어?”
너도 좀 이상하다. 마치 복수하듯 차유진이 했던 말을 반복한 김래빈이 피식 웃더니 다시 자세를 바로 했다. 빨리 자. 내일 늦게 일어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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