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일기

  • 연말이 다가오고 있음

    연말이 다가오고 있음

    올해도 뭔가 열심히 하긴 함…… 나름 글도 쓰고.. 나름 덕질도 하고…. 나름 업무도 열심히 하고… 오로지 열심히 하지 않은 건 대학원 졸업을 위한 노력뿐이다.. 하지만 그거 하기 너무 싫어 하긴 해야 하는데 왜냐면 등록금이 너무 아까우니까 그렇지만 역시 논문 쓰기 싫어 길을 잃었어 그런데 길을 찾을 수가 없어 길을 찾으려면 열심히 자료를 찾고 논문을 읽어야 하는데 그게 너무 안 돼……… 하…… 다른 사람들은 대학원 졸업 대체 어떻게 한 거지…. 그들의 노력을 훔쳐오고 싶다 다른 사람에게서 제일 훔쳐오고 싶은 두가지 재능과 체력….근육……. 내년에는 반드시 운동을 해야지 이제 진짜 운동 해야 해…..

    올해도 뭔가 열심히 하긴 함…… 나름 글도 쓰고.. 나름 덕질도 하고…. 나름 업무도 열심히 하고… 오로지 열심히 하지 않은 건 대학원 졸업을 위한 노력뿐이다.. 하지만 그거 하기 너무 싫어 하긴 해야 하는데 왜냐면 등록금이 너무 아까우니까 그렇지만 역시 논문 쓰기 싫어 길을 잃었어 그런데 길을 찾을 수가 없어 길을 찾으려면 열심히 자료를 찾고 논문을 읽어야…

  • 티켓을 잃어버려서

    티켓을 잃어버려서

    까먹기전에 기록을 좀 남겨놔야지

    21년 3월 6일 14시 검은사제들 (김경수 박유덕 뱍가은)

    22년 3월 18일 20시 팬레터

    그래 내가 팬레터 한번은 봤을 줄 알았어….. 와 심지어 김경수 윤소호 강혜인 박정표 임별 김태인 송상훈으로 봤구나 아니 아……. 그래 내가 분명 아티움 팬레터 왠지 익숙했단 말이야…..

    23년 3월부터 광염… 이건 아직 티켓 다 남아있어서 패스….

    까먹기전에 기록을 좀 남겨놔야지 21년 3월 6일 14시 검은사제들 (김경수 박유덕 뱍가은) 22년 3월 18일 20시 팬레터 그래 내가 팬레터 한번은 봤을 줄 알았어….. 와 심지어 김경수 윤소호 강혜인 박정표 임별 김태인 송상훈으로 봤구나 아니 아……. 그래 내가 분명 아티움 팬레터 왠지 익숙했단 말이야….. 23년 3월부터 광염… 이건 아직 티켓 다 남아있어서 패스….

  • 데카브리 자막기념 감상글 (2)

    데카브리 자막기념 감상글 (2)

    그러고보니까 데카브리 초상화…가 아니라 그 뭐냐 현수막….도 아니고 아 포스터.. 포스터도 기깔나게 예쁘게 뽑았는데… 그 포스터 활용해서 티켓 디자인도 했는데요 근데 하필 푸른 톤이라 티켓에서는 색깔이 되게 들쭉날쭉하게 뽑히더라고요 그러고보니 광염도 트아 빼놓고는 계속 디자인 티켓 있었고.. 23년인가부터는 봉투도 있고 랭보야 뭐 티켓, 티켓봉투 전부 디자인으로 있었는데 데카브리는 티켓은 디자인이 들어갔지만 티켓봉투는 항상 그냥 일반 봉투였어서 조금 아쉬웠음…. 엠디….는 책갈피랑 뱃지, 프로그램북 1,2차만 샀어요… 원래 프로그램북같은 거 안 사는데(얼마나 안 사냐면 광염도 프로그램북이 없고 랭보도 프로그램북이 없음 오로지 악보집뿐임 그렇다 나는 원래 넘버가 중요한 사람이었다) 무대나 의상,… 소품을 기깔나게 뽑은 탓에 그런 부분 설정을 좀 읽고 싶었고… 넘버리스트도 궁금했고… 2차 프로그램북에 말뚝 전문… 거의 전문? 이 있었던 탓에…. 하……. 책갈피랑 뱃지는 그럭저럭 괜찮았어요 대본집이랑 악보집은 언제 내줄거냐 쇼놋…

    사실 갖고싶은 거 엄청 많아요 대본집이랑 악보집뿐만 아니라 실황 오슷 풀버전 스튜 오슷 풀버전 실황 딥디 그리고 무엇보다 재연 그리고 그 재연에서 적당히 괜찮은 내 자리… ㅎ….ㅎㅎ….ㅎㅎㅎ……… ㅇ<-<

    그럼 역시나 이하로는 스포밭인 감상을 마저 적어보겠음….


    자….. 어디까지 했더라 아 염치까지…. 염치에서 말뚝 10월호 검열보고서에 특이사항 없음 수사종결로 덮어버리면서 이제 알렉세이랑 갈등이 생기는데… 말뚝을 빨리 파묻고 싶어하는 어떤 참사관이랑은 달리 이쪽은 농노의 비밀 독서모임을 조사하고 있었고 그게 분명히 저 말뚝이랑 연결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근데 술집에선 내가 도와줄게 해놓곤 딱봐도 중요해보이는 책 관련 수사를 종결해버린다고 하니까 알렉세이가 달려오는 게 나는 이해가 감… 그리고 여기서 미하일이 게오르그가 말뚝 작가다.. 들킬까봐 분신한 거다…. 작가 죽었고 이 책은 이 세상에서 사라질 거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여기서 미하일들이 공통적으로 오묘하게 자조를 섞음 그러니까 미하일은 작가로서의 자신은 이미 죽었다고 생각하는 거고…. 여기서 미하일들이 조금씩 감정적으로 나오다가(손유동은 꽤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편) 그 다음에 달래듯이 차르 즉위식 기념일이 일주일도 안 남았는데 이런 거에 시간낭비 인력낭비 하지 말자 하고… 아니 근데 여기가 미하일이 누군지 알렉세이가누군지에 따라 톤이 좀 많이 다르기는 해…. 손유동이 변희상한테 할 때에는 좀 더 달래듯이 이야기하고 이동수한테 할 때에는 좀 더 사무적인 톤이 있음 정휘는…. 변희상 상대밖에 안 봐서…🤔 그런데 평소 미하일 치고 되게 사근하게 굴어서 알렉세이들이 오히려 거기서 수상함을 느꼈다는 말을… 배우 캐해에서 본 것 같아 …… 아무튼 이제 그러면서 이렇게 정리한다 수사 종결 하고ㅠ나가고, 그때부터 알렉세이가 미하일 저거 이상하다 이렇게 되는데… 근데 사실 이동수 알렉세이는 여기가 아니라 어디서부터 수상하게 생각하는 것 같냐면.. 처음에 말뚝 9월호 보고서 이거 왜 검열관 도장도 없는 게 여기 있냐 하고 봤을 때 미하일이 홱 뺏어가면서 어디 봐 하는 장면이 앞에 있는데 그때부터 눈빛이 벌써 쟤 … 뭐지….? 이런 눈빛이야 내가 봤을 땐 거기서부터 이미 의심했던 것 같아….. 그리고 그 의심을 표현하는 넘버가 잉크보다 진한 공백…인데 초반에 내가 맘에드는 넘버 표기할 때 여기도 표시해놨더라 얘도 무난하고 괜찮습니다 이게…. 극중에서 혼란을 느끼는 인물이 미하일뿐이어서 그런지 미하일 넘버에 진짜 이상한 음 많고 대조적으로 알렉세이 넘버는 좀 안정적인 편이라고 생각함 초반에 내가 마음에 들어했던 넘버는 대개 알렉세이 단독 혹은 중심 넘버였음 얼어붙은 도시, 외투, 잉크보다 진한 공백, 이 땅 위에…. 암튼 이 넘버 끝나고 알렉세이가 딱 무대 앞 정중앙으로 나오면서 (알렉세이가 무대 앞으로 나오는 장면이 별로 없어서 나름 귀한 씬임…) 3부 내에 프락치(변희상 알렉세이 : 쁘락찌)가 있으니 수사 전권을 달라고 요청하는 장면이 있는데… 알렉세이들이 대체로 성량이 크다 보니까 진짜 이게 우렁우렁 울림… 그리고 약간…. 악에 받친 느낌도 있고…. 혼란스럽거나 서글프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고…

    그 넘버 뒤에 이제 알렉세이가 (자기가 선물한) 외투를 (미하일이) 두고갔네.. 하고 중얼거리면서 그 외투를 챙겨서 미하일을 따라가는데 변희상 알렉세이는 평범하게 들어올려서 팔에 걸치고 나가는게 이동수 알렉세이는 무슨 멱살잡듯 움켜쥐고 끌고가다가 그 외투가 걸려있던 의자까지 쓰러트리고 나가는데 진짜 도라이같은 그 느낌이 있음…. 암튼 이렇게 나간 미하일이랑 알렉세이가 어딜 가냐면요 아카키의 고골리 서점에…….

    그때 고골리 서점에서는 말뚝 11월호 낭송회.. 독서회… 암튼 그게 있음… 여기서 이제 넘버 중에 옅은 빛이 나옴…. 말뚝 10월호는 말 그대로 배우가 낭송을 하는데 11월호는 내용이 넘버 가사로 들어가서… 음…. 아카키 배우랑 미하일 배우가 서로 주고받듯이 부르는 넘버인데 아카키배우는 관객석을 향해 11월호 내용을 읊어주고, 미하일 배우는 그 광경을 보면서 자기가 느끼는 마음을 부르는 그런 노래입니다. 음….. 뭐랄까…. 나름대로 미하일 배우가 각성하는 부분이라면 각성하는 부분인데 이걸 뭐라고 해야 하지..? 자기가 한 때 버렸던 글이 농노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눈으로 목격하는….. 장면인 거죠… 넘버 제목도 옅은 빛인데… 앞에서 말뚝 넘버 때 이미 말뚝이 옅은 빛으로 비유된 이야기는 했는데 아니 근데 생각해보니까 왜 나 존대말로 쓰고 있냐 어차피 이거 보는 사람 나밖에 없을 것 같은데 …. 나는 압니다 내 탐라에 데카브리 본 건 아마 나밖에 없으리라는 것…… 암튼 그래서 말뚝이 농노들에게 옅은 빛임과 동시에, 농노들의 눈동자에 비치는 어떤… 위로와 희망의 빛이 마치 말뚝의 빛이 반사된 것처럼 다시 미하일에게 옅은 빛이 되는… 그래서 미하일이 자신을 돌아보고 부끄럽고.. 동요하는 그런… .아름다운 넘버인데…. 이 넘버도 오슷에 한 조합밖에 안 들어갔더라….. 왤까…. 하긴 옅은 빛은 나름 박제도 되고 그러긴 했어 그래도…..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지… 옅은 빛 끝나고 이제 아카키는 농노들을 내보내고 미하일은 아카키한테 와서 너희들이 하려는 게 뭐야 하고 묻는 장면이 있는데 손유동 미하일은 여기서 이미 눈물이 고여있을 때가 많아서…. 근데 그 마음 이해가 돼….. 글을 쓰면서 미하일이 원했던 광경은 아마 그런 광경이었을 텐데…. 자기는 글을 포기했는데 그 글을 포기하지 않았던 아카키라는 사람이 그가 원했던 그런 광경을 만들고 있는 거야… 그러면서 약간.. .원래 가졌던 냉기랑 독기가 빠지고… 아카키와 대화를 할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그 전까지는 그냥 몰아붙였거든 뺏어가고… 이야기 안 들어주고 내가 돌아올 때까지 다 정리하라고 학… 근데 이때부터 대화가 됨. 된다는게 평화로운 대화를 한다는 뜻은 아니긴 한데.. 왜냐면 미하일은 여전히 사람들이 죽는 게 너무 무섭고… 아카키는 죽더라도 가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니까… 근데 미하일이 거의 반쯤 울먹거리니까 되게 뭐라고 해야 하지… 하찮아짐…. 그래서 아카키가 이전보다 강하게 밀어붙이는 게 가능해짐. 사실 그 뭐냐 이 글의 시작부터 이미 아카키는 님도 반란세력 도와준 거 아니냐고 따지기 시작하는데…. 그때도 사실 손유동 미하일은 이미 막 손 떨고 있어서 위엄…? 권위…?라는 게 없기는 함…. 암튼 나름대로 타협을 하긴 함.. 어떻게 타협을 하냐면 아무리 봐도 쟤를 못 막을 것 같으니까 안전하게 추모할 수 있는 장소를 알려줌. 그러니까 군사기밀을 빼내준 거죠 …. 근데 내 기억으로는 분명히 초반에는 여기서 아카키가 무릎꿇고 제발 한번만 도와주세요 작가님 같은 거 했던 것 같은데 후반에 가니까 그거 안 하고 그냥 알려주더라고.. 왜 빠졌을까요 나는 그거 나름대로 좋아했는데….. 암튼 그래서 원래 메니치코프 궁전에서 모일려고 했다가 페트로파블롭스크 요새로 바뀌어서… 이렇게 쓰고 보니까 진짜 상트페테르부르크 한번 가보고 싶음… .러시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거의 해본 적이 없는데 덕질때문에 가고싶어지는 게 정상인가요? 근데 탐라 보면 정상인 것 같긴 함…. 암튼 실제 사건 기반 이야기다보니까 이야기 속에 나오는 공간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실제 공간들을 가져오는데 그러다보니 실물을 보고 싶어지는 건 사실임…..

    그리고 미하일과 아카키가 빠져나간 자리….. 서점 뒤에서 슥 알렉세이가 등장함… 이때 이동수 알렉세이 거의 무슨 가로로 고개부터 슥 빠져나와서 처음 볼 땐 좀 놀람…진짜.. 무서움…. 이제 …. 미하일에 대한 배신감? 분노로 부들부들되는 알렉세이가 부르는 넘버가 예외는 없어인데… 여기는 별로 …. 설명할 게 없다… 이 넘버 끝난 다음이 재밌는데…. 고골리서점에서 페트로파블롭스크 요새가 적힌 말뚝 한 권을 확보한 다음에… 아무 농노나 죽이고 마치 분신한 것처럼 그 시체를 불태운 다음에 그 시체 앞에 말뚝 책을 던져놓는데.. 그 새벽의 흔적 때 농노가 말뚝 책에 ‘내 아버지에게 이 외투를 입혀달라’라고 쓰고 분신한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말뚝 책에 ‘이 책은 날 고통의 늪으로 몰아넣었다’라고 씀.. 근데 유독… 변희상알렉세이는 그 문구를 읊을 때 중간중간에 정적/간격을 넣어서 마치… 진짜 자기가 그 책처럼 고통스러워진 것처럼 표현하는 디테일이 있음… 말뚝이 등장하고 나서부터 미하일이 흔들리고 이상한 일들은 계속 일어나고 결국엔 미하일의 배신을 알게 되고 그 일련의 과정들이 마치 그렇게 비유되는 것처럼… 그리고 이 농노 죽이는(총성) 것부터 불태우고 말뚝 책 던져넣는 과정까지가 그 무대 뒤 가벽 뒤에서 간접적으로 표현되는 것도 너무 좋음.. 이게 그 시체 ㅌ울 때 성냥에 불붙이는 건 진짜로 하고 이제 던지기 전에 옷소매로 삭 해가지고 불을 끄는데 변희상 알렉세이는 되게 티나지 않게 잘 끄는데 이동수 알렉세이는 약간 티남… 그러고보니 이 성냥이 진짜로 불붙이는 성냥인 건 프롤로그 부분에서 미하일이 말뚝 책 태울 때도 마찬가지여서, 그때는 드럼통 같은 데 (아마 내부가 나누어져있지 않을까?) 말뚝 책 넣고 그 성냥을 던져넣으면 이제 조명으로 빨간 빛이 나오는 그런 식인데 언젠가 정휘 미하일로 극 봤을 때 그 성냥이 어떻게 안 꺼졌는지 계속 연기가 올라와가지고 배우 애매하게 당황하던데…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그 뒤로 미하일 배우들이 (손유동 포함) 성냥 떨어뜨릴 때 되게 신중하게 떨어뜨리는 그런 느낌…. 소소하게 웃김….

    소품 이야기 나온 김에 아무래도 소품 실수가 자잘하게 계속 있는데 그 외투 넘버 전에 술집에서 술 따를 때 잔에 따르는 게 힘들었나봄 혜공방송에 한번 대놓고 질문이 들어와서 정휘배우가 잔이 너무 작다라고 호소했는데, 그 다음에 내가 본 게 정휘 미하일 회차였는데 그때 또 딱 잔 사이즈가 좀 더 큰 걸로 바뀌었는지 배우가 좀 신난 게 역력한 느낌으로 잔이 커졌네~! 하는데 그것도 너무 웃겼고… 그 성냥불 그것도….. 그리고 11월 22일 낮공에서 변희상 알렉세이가 외투 넘버 부르면서 원래 자기 코트를 간지나게 촥 걸쳐야 하는데 그게 뭔가 문제가 있는지 한참동안 낑낑댄거임.. 심지어 그 때 오케..? 밴드…?도 같이 멈춰줌 관객들 그 정적에서 웃참하고 알렉세이 결국 간지를 포기하고 코트 한번 다 가다듬은 다음에 입음 근데 문제는 그 뒤에도 목깃이 뭐가 뒤집혀가지고 볼때마다 웃겼는데…….. 근데 그 뒤에도.. 그러니까 내가 또 언제 봤지.. 22일 밤공에도… 29일 밤공에도 여전히 코트 목깃이 좀 이상한 채로 남아있어서 그때마다 22일 낮공의 그 일을 떠올리며 영원히 웃음을 참게 됨….. 언제 한번은 미하일이 뭘 써야 하는데 펜이 없어가지고 그냥 계속 종이를 만지작거렸을 때도 있었는데… 손유동 미하일이었던 건 기억나는데 정확히 언제였는진 기억이 안나네.. 26일공이었나…? 비교적 최근이었는데… 암튼…. 이 진지하기만 한 극에서 그런 부분이 은근 웃김포인트임… 다른 배우 회차에서는 책이 막 서기도 했다는데.. 궁금함… 아.. 그러고보니 맨 처음에 빅토르 심문할 때 책상에 쾅 하는 그 프랑스 자유사상서…? 그 책은 29일공에 보니까 테이프로 떡칠해놓은 것처럼 반들반들해져있더라 아무래도 많이 상했나봄…

    다시 넘버로 돌아가서… 그 … 알렉세이가 농노를 새벽의 흔적 때와 비슷한 양상으로 죽여서 가장한 뒤에 나오는 넘버가 두번째 반향인데 구도나 멜로디가 새벽의 흔적이랑 거의 흡사하고 가사도 겹치는 부분이 많아요 근데 이 넘버에서 조명을 진짜 끝장나게 씀… 조명이 쫘악 펼쳐지면서 그게 인물이 걷는 길이 되는데 처음에 쭉 나오면서 미하일 걸어나오고, 그 뒤로 알렉세이가 나오고… 알렉세이가 미하일에게 한걸음씩 걸어가면서 기밀문서를 빼낼 수 있는 사람, 글을 읽고 쓰고 퍼트릴 수 있는 사람 이런 식으로 마치 미하일을 금방이라도 고발할 것처럼 다가가다가 미하일 어깨에 손을 얹으면서 아카키 라고 말하는 그 순간에 거기서부터 또 조명이 쫙 뻗어가서 아카키까지 닿고, 그리고 감옥 창살 내려가는 소리 쭉 들리면서 넘버가 마무리되는…….. 근데 박제 없더라 왜 없냐고 심지어 스콜로도 안 풀고 박제도 없는데 오슷도 한 페어밖에 안 들어가 있어서 진짜 내가 알못인지 쇼놋이 감다뒤인지 내가 보기엔 쇼놋이 감다뒤임(?) 그리고 바로 직후에 미하일이 알렉세이한테 어떻게 아카키가 범인이냐고 걔는 기밀문서를 볼 수 있는 급이 아니라고 따지는데 거기에 알렉세이가 바로 그 염치 이후에 미하일이 수사종결할 때 했단 말을 거의 그대로 쓰면서 빈정? 비아냥거리는 장면이 있는데…. 여기를 이동수배우가 진짜… 또라이처럼 함…. 그때 미하일이 뭐라고 말했는지 기억 되살리는 것처럼 고개를 갸웃했다가 아 하고 넌 네 할일이나 똑바로 해, 하는데 진짜… 미친놈(+)그리고 그 갈등이 이제 최고조에 달하는 게 이 바로 뒤로 이어지는 괴물…

    괴물…. 넘버… 나쁘지 않은데 볼때마다 좀 웃기긴 해요 왜냐면 너무나 그 …. 연극적으로 서로의 멱살을 잡고 서로를 밀치고…. 근데 이게 좋기도 해 왜냐면 극에서 너무 폭력적인게 너무 현실적으로 묘사되면 좀 그래.. 진짜 좀… 그래…… 근데 데카브리는 처음에 빅토르가 미하일 의자를 걷어차거나 목 조를 때, 얼붙도에서 미하일이 빅토르 목 조를 때, 이 글의 시작에서 미하일이 아카키를 때리고 밀칠 때, 그리고 여기 괴물에서 미하일이랑 알렉세이가 싸울 때까지 모든 폭력적인 장면이 미세하게 연극적으로 표현이 되어있어서 약간 거리를 두고 볼 수 있다고 할까? 아 저기는 지금 폭력적인 장면을 표현하고 있구나 라고 볼 수 있는… 그래서 나도 그렇게 불편한 느낌이 안 들었어 이거 괜찮은 것 같아… 나는 극에서 막 욕설 엄청 쓰거나 소리 엄청 지르거나 하면 좀 불편한 부분이 있기는 해서… 그러면서 팡염이랑 랭보를 어떻게 봤어요 하고 물으면 할 말이 없긴 한데요…. 데카브리에서는 변희상 알렉세이 단독 디테일인 농노새끼 그것만 빼면 욕하는 장면도 하나도 없고 해서…. 편했어…

    암튼 이게 둘이 싸우는 걸 대단히 뮤지컬적으로 표현해서 막… 멱살 잡고 밀치고 총뺏고 밀어붙이고… 근데 총뺏는 장면이랑 그 뒤에 미하일이 알렉세이를 제압한 그 손아귀에서 알렉세이가 빠져나오는 그 장면은 좀… 예쁘게 잡긴 했어요… 되게 배우들이 잘 연기하면 물흐르듯이 아름답고….. 이동수 알렉세이가 특히 여기서 빠져나갈 때 일부로 몸을 한바퀴 크게 돌려서 나가서 코드 자락이 허공에서 원을 그리는데… 그게 꽤….. 눈에 띔… 그리고 괴물에서 마지막에 아카키는 차르를 기만한 죄로 기념식날 무조건 처형될 거야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아무것도 없어 그러니까 제발 정신 좀 차려 일케 말하고… 알렉세이 퇴장하고… 그리고 조명이 꺼짐…

    이 극이….. 조명이 꺼질 때가 진짜 별로 없어요 정말…. 중소극장 극이 중간에 박수치고 그런 게 없고 사람들이 되게 조용히 관람하는 편이라 안경 고쳐쓰고 기침하고 옷매무새 정돈하고 그런 게 되게 타이밍이 신경쓰이는데 보통은 그런 암전지점에서 고치거든 근데 암전을 안 해 그냥 무대에 계속 배우가 있어 가끔은 배우는 괜찮나 싶을 정도로…… 그래서 이 시간에 기침소리 움직이는 소리 진짜 많이 나고…. 그리고 다시 또 조명… 아름답게… 마치 감옥 창살처럼 무늬가 있는 채로 아래로 쫙 깔리고… 거기에 아카키가 손이 묶인 채로 앉아있음… 그리고 혼자서 중얼거리는데 그 말이.. 음… 아드미랄티는 2650개의 무덤이다. 메니치코프 궁전은 3…. 몇개더라 아무튼 3천 몇개의 무덤이다. 페테르파블롭스크 요새는 4470개의 무덤이다. 농노들이여 눈을 뜨고 일어나 말뚝 위에 세워진 저 첨탑을 무너뜨리자 이런 말을 중얼거리는데… 이 멘트도… 나름대로의 울림이 있지요 거대한 건축물들을 짓는 데 과연 몇 명이나 희생되었을가를…. 항상…. 김찬종 아카키가 이걸 아마 시간을 조절해서 한번만 말하고 다른 아카키들은 멘트 끝나면 다시 아드미랄티부터 쉴새없이 반복하는데… 그러다가 미하일 들어오고 둘의 대담…?이…. 한번 더 있음… 아카키는 미하일한테 사람들이 말뚝 12월호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고… (12월호는 쓰다가 발각되어서 태워버렸으니까..) 여기서 미하일이 아카키한테 넌 (죽는 게)무섭지 않아? 하고 묻는 장면이 있는데… 아카키별로 대답이 좀 달라요… 홍성원 아카키는 기억이 안 나고(그날 집중력 솔직히 별로였음) 김찬종 아카키가 네.(무섭지 않다), 신주협 아카키가 저도 무서워요,로 답하는데….. 나는 둘 다 좋았어…. 초반에는 신주협 아카키 대답 쪽이 더 좋았거든요 왜냐하면 미하일은 죽는 게 무서워서 변절했던 사람이니까.. 나랑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이 사실은 그도 무서웠다고 고백할 때 받는 충격… 저렇게 무서우면서도 나와는 다른 길을 갈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라는 걸 알게 될 때 받는 충격… 같은 걸 상상하면 되게… 좋고 눈물이 나지 않나? 내 취향이 이상한 걸까…? 근데 요새는 김찬종 아카키 대답도 좋아요 왜냐하면 그 뒤에 이어지는 넘버가 새로운 세상인데 (아니 자꾸 이거 제목 볼 때마다 조선 스웩 생각남 거기도 새로운 세상 넘버가 있는데…. 근데 두 넘버 분위기는 좀 많이 다르긴 함) 그 가사에서 자기가 바라는 세상을 이야기한다음에 언젠가는 알게 되겠죠 그러니 나 이제 그 꿈을 꾸며 잠들어도 괜찮아 이런 구절이 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그 가사랑 이어지는 대답이라고 생각하면 그것도… 좋지 않나…. 그리고 어느 쪽이든 미하일에게는 젊은 날의 자신.. 그 자신이 꾸었던 꿈을 떠올리게 한다는 게 그게…. 너무… 좋음…… 하…… 그리고 미하일이 그러고 있는데 아카키가 쐐기 박잖아…. 말뚝 고마웠어요, 작가님 하고…… 내가 작가인데…. 내 책을 10년동안 사랑해준, 그래서 결국 어떠한 변화를 일으키려고 했던 사람이 그렇게 말하면 그거 어케 참음…?

    그리고 이 장면 이후에 바로 이어지는 게 비명 넘버 아닙니까…. 아카키와의 대담 이후 아카키가 죽음을 각오했고, 이대로라면 정말로 아카키가 죽게 될 거라는 걸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이제 부르는 넘버인데 음은… 솔직히…. 지금도 좋은지 잘 모르겠음 그런데 이게…. 극을 여러 번 보다보면 설득이 됨…. 항상 너무 고통스럽고, 외투를 입고 체제에 적응해 살면서까지 피하고 싶었던 그 비명 환청이 이제는 기묘하게 반갑기까지 한… 그러니까… 미하일이 자신의 내면의 양심의 소리? 자신이 과거에 했던 일들을 다시 직면하게 되는 그런 넘버인데… 근데 또 묘한게… 처음에 펜을 들었어 때 비명 (환청)이 들리는 건 동료들이 죽고 난 뒤거든요 그러니까 미하일에게 항상 비명은 죽음에 대한 공포… 그런 느낌이었는데… (그러니까 체제에 안주하면 살 수 있으니까 비명이 들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느낌이었고) 이 넘버부터 비명이 뜻하는 게 그냥 단순한 죽음이 아니라… 죽어간 농노들의 억울함… 혁명에 참여했다 죽게 된 사람들의 의지… 같은 의미로 바뀌는…? 느낌? 이 조금 있음… 미하일 각성넘버라고 봐도 크게 문제 없을 것 같음…. 그리고 이제 비틀비틀 책상으로 걸어가서 말뚝 12월호를 쓰면서 그 내용을 읊는데….. 손유동 미하일이 여기서 되게… 내취향으로 장면을 표현을 함… 미하일은 각성을 했어도, 12월 호를 쓰면서도… 그 각오를 했으면서도 되게… 망설이고 머뭇거리고 두려워하거든요 이게…. 이걸 쓰면 자신이 어떻게 될지, 혹은 이걸 읽고 혁명에 참여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될지 이런 것들을 여전히 두려워하고… 두려워하면서도 글을 쓰고….. 그 내용도 농노청년이 이제 도시의 건설 때 농노들이 많이 희생되었고 거기 자기 아버지도 있었을 거라는 사실을 알고 역겹게 느끼면서 헛구역질이 올라오는 장면인데 손미하일이 중간에 헛구역질하는 장면이 있다보니까 그게 묘하게 겹치는 부분이 있거든… 그래서 마치 미하일이…. 이제는 자신을 그 농노청년에 더 대입하는 것 같은… 정체성을 이제는 그쪽으로 완전히 결정내린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고….. 맨 마지막에 세나츠카야 광장.. 1271을 쓰는데 그게 데카브리스트의 난 때 장소랑 희생된 사람들 숫자라면서요? 나는 몰랐는데… 몰랐지….

    다음이 이 땅 위에네… 알렉세이 혼자 부르는 아주 짧은 넘버고… 음이 되게 좋음… 그런데 나중에 보니까 그 뭐냐 제정러시아 국가…..에서 샘플링한 부분이 있음… 가사는 좀 많이 다른데… 전제정권 찬양 노래인데 음이 좋아서 킹받음 왜 그 이상한 넘버들 중에 얘가 좋냐고 근데 좋음 심지어 이때 알렉세이 제복…. 장교 제복 입고 나오는데 이것도 잘빠짐… 밝은 빛에서 보면 조금 색이 튀나 싶은데 무대 조명 어둡게 받았을 때는 예쁘게 나옴.. 암튼 그거 부를 때 미하일이 그 광경을 지켜보는데 손유동 미하일은 여기서도 착잡맥스임 알렉세이랑도 어쨌든 정이 쌓여서 그런 건지 아니면 저기에 참석하지 않음으로서 자기 노선을 확실히 표출해버렸다 이제는 돌아갈 수 없다 그런 느낌의 착잡함인지… 그리고 되게… 하.. 씨… 이런 얼굴로 외투를 벗음…. 이제 나는 죽으러 가겠구나 거의 그런 느낌으로.. 그러니까 이 미하일은 정말 딱 죽을 때 마음이 편해지고 그 전까지는 계속.. 계속 두려워함…. 두려워하면서 망설이면서 한 발짝씩 떼는 미하일이라 너무 좋아…. 그리고 이제 바로 이어지는 게 목소리…. 얘는 너무 좋아하는 넘버이긴 한데…. 가사는…. 잘 안들리는 부분이 많음 이때 밴드 반주가 확 커지는 부분이 있기도 하고… 셋이 겹쳐 부르는 부분이 있기도 하고… 근데 기억나는대로만 써보자면 오늘 우리는 낡은 외투를 손에 들고 얼어붙은 이땅에 외투를 펼친다 되살아난 유령처럼 펼쳐진 낡은 외투 목놓아 외친다 우린 사라지지 않았어… 이게 미하일 솔로로 나오고 그 다음에 우린 사라지지 않았다 하는 다수의 외침이 배경음으로 깔리고 미하일이 아카키를 탈옥시키러 감…. 아카키 풀어주고 외투 입혀주고 저 외침은 10년 전에는 없었던 외침이라고.. 누군가는 이걸 기억하고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고.. 아카키를 보내려고 하는데 혼자 갈 수 없다는 아카키 말에 하는 말이 10년 전 내 글도 네가 기억해줬잖아…. 네가 할 수 있어 네가 해야 해? 였나 아무튼 들어면서 나 진짜 울어……. 이거 쓰면서도 벌써 너무 슬퍼…… 그 때 알렉세이 나타나고 미하일이 가라고 아카키를 급히 보내고…. 여기서 신주협 아카키는 기다릴게요 하면서 나가고.. 미하일은 총 꺼내서 알렉세이를 견제하고.. 원래 알렉세이는 여기까지도 자기가 미하일한테 선물했던 외투를 챙겨오는데… 미하일이 이쪽으로 안 돌아올 것 같으니까 외투 던지면서 자기도 총 뽑고 …. 그러면서 이제 미하일이랑 알렉세이가 서로 총으로 견제하고… 아카키가 그 시위현장으로 가서 외투를 신나게 흔들면서 부르는 부분이 진짜 멜로디도 죽여주고 진짜 좋은데 정말 뭐라고 하는지 잘 안들림.. 그래서 다른 분들 트윗에서 찾아봄 작은 불씨가 붙고 외투에서 외투로 번지는 거센 불길 검은 연기 피어오른다 궁전의 벽을 넘어온 날카로운 냄새 도시의 좁은 골목까지 흔적을 남긴다 가사 진짜 좋지 않나요 이 부분 밴드 사운드가 너무 아름답고 길쭉한 애 둘이서 총 들고 서로를 노려보며 빙빙 도는 그 장면에 넋놓느라 자꾸….그냥 너무 좋음 이게 바로 뻐렁찬다는 것…. 그리고 엔딩을 떠올리며 하염없이 눈물이 나….. 거의 저는 이쯤에서 눈물이 막… 샘솟는 수준으로 주룩주룩…. 아니 이게… 너무……. 가사 진짜 미쳤나(+++) 그러다가 이제 미하일이 알렉세이 다리에 총을 쏘는데…. 저는 이 장면도 손유동배우로 보는 걸 좋아함 뭔가.. 민첩… 날쌔요… 이게 … 탕 소리 나는 그 타이밍이…. 아름다움… 그리고 그 장면 밴드사운드 진짜… 진짜… 너무… 너무임…… 이게 약간 여기서 진짜 도파민과 감수성 폭발 이제까지 차곡차곡 쌓아왔던 나의 모든 감정과 울림이 여기서 폭발…. 이런 느낌…. 아니 근데 왜 이게 전캐박제가 아니냐고 쇼놋 이 알못새끼들…… 이거 박제도 하나도 없는데 진짜.. 이 나쁜 새끼들……… 아니 진짜 왜 ……. 이 아름다운 걸…… 하나라도 넣어주는 거에 감지덕지해야겠냐고 내가…… 그리고 이어지는 총맞은 알렉세이의 절규…. 네가 사람들을 이끈 결과가 고작 이런 거냐고 날 배신하면서까지… 이게 10년전이랑(데카브리스트의 난) 뭐가 다르냐고 ….. 아니 잠깐만 이게 10년 전이랑 뭐가 다르냐는 물음은 총쏘기 전에 했던 거였나? 순서가 헷갈리네 그러니까 이게…… 딥디를 주던가 재연을 주던가 하라고요…. 그런데 여기서 이제 홀가분해진… 이제야 드디어 홀가분해진 미하일이 내가 사람들을 이끈 게 아니라고.. 그들이 나를 이끌었다고… 대답을 하는데…. 이게…. 그냥 눈물이 막….. 알렉세이가 지난 10년동안에 나랑 했던 건 너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냐고 그 10년 후회하냐고 묻는데 손유동 미하일 같은 경우는 바로 후회해, 비밀경찰로 산 10년을 후회해 하고 딱 잘라버리고 정휘 미하일 같은 경우는 후회해, 하고 네가 아니라? 정확한 워딩이 생각이 안 나는데 아무튼 너 말고 비밀경찰로 산 세월만 후회한다는 느낌의 그런 대사를 하는데… 제 취향은 뭐 짐작하셨겠지 대사를 기억 못한다는 건 제취향이 아니라는 거죠… 너와 함께한 10년동안 딱 그만큼 죄가 쌓였다고….. 근데 이게 이 뮤지컬 보면서 대사같은 게 이상하게 그 뭐라고 하지… 기시감같은 게 들 때가 있는데.. 외투를 펼쳐서 죽은 아버지의 영혼을 위로한다는 그것도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어디서 봤는지 모르겠고…. 딱 그 시간만큼 죄가 쌓였다는 그 구절도 다른데서 어딘가에서 본 것 같은데 또 막상 어디서 봤는지 모르겠고 그냥 내 착각인가… 암튼 그런 대화를 … 미하일이 알렉세이에게 총을 겨누면서 하다가 맨 마지막에 미안하다 알렉세이 하면서 총을 떨어뜨리는데… 내 기억에 초반부에는 총을 좀 일찍 떨어뜨렸던 것 같은데 후반부로 갈수록 마치 알렉세이를 그대로 쏠 것처럼 총을 대사 다 하고 오히려 더 가까이 겨누다가 총을 내리더라고…. 그리고서 나는 내가 있어야 할 곳을 알았어 하고 등을 돌리고 걷는데 그 등에 이제 알렉세이가 총을 주워서 쏘고… 그리고 총 맞은 미하일이 돌아보면서 암전…. 인데…… 손유동 미하일은 보통 여기서 좀 웃어요… 웃고… 변희상 알렉세이는 암전되면서 우는 것처럼 소리가 들릴 때도 있고…

    그리고 이제 다시 아카키가… 여행가방을 들고 오랜만에 방문한 것처럼 가방을 내려놓고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부르는 게 데카브리… 마지막 파이널 넘버… 넘버 부르기 전에 마치 예전에 말뚝 읽었던 것처럼 자기가 쓴 데카브리란 소설을 들고 나레이션을 넣는데…. 데카브리.. 이 이야기는 한 검열관에 관한 이야기이다. 불온자, 아니면 비겁자로 불렸던 한 사람의 이야기… 이런 나레이션을 넣는데.. 이게…. 완전히 불온자도 비겁자도 되지 못했던 미하일의 삶을…. 너무….. 보여주는 것 같아서… 여기서도.. 눈물이 막…. 그래서 이 뒤로 이어지는 넘버가 아카키와 (그가 상상으로 불러낸) 미하일이 같이 부르는 데카브리(final)인데 가사가 이쪽도 저쪽도 아닌 이름없는 곳에서 하는데 막…. 처음에 얼붙도에서 이쪽 아니면 저쪽이라는 가사랑 대비가 되면서… 이게 막…… 수미상관….. 복선회수…. 아름다움….. 하……. 근데 이것도 한 페어만 넣었더라 쇼노트 진짜….. 아니 왜…… 하…. 그리고 나서 아카키는 다시 가방을 들고 서점 쪽으로 돌아가고 미하일이 잠시 그를 시선으로 쫓았다가, 그 다음에 다시 알렉세이가 나와서 1861년 3월 3일… 새로운 차르 알렉산드르 2세 즉위 후 제 3부의 권한이 축소되고…. 농노 해방령이 선포되었다… 하는데 이게 그…. 그때 미하일한테 총 맞았던 다리는 그 뒤로 계속 아픈 것처럼 절뚝대고… 제복에는 훈장이 주렁주렁 달려있고 근데 표정은 허망하기 그지없고…. 그러다가 변희상 알렉세이는 총을 자기 머리 쪽으로 가져다대면서, 이동수 알렉세이는 총을 장전하면서 암전이 되고 그 다음에 어둠 속에서 총소리가 탕 하는 걸로 끝나는데 아무리 봐도 알렉세이도 자살을 했다 그렇게밖에 보이지 않는 너무나도 명확한 그것…. 아니 이 엔딩도 너무 그냥 마음에 듦….. 그러니까 알렉세이는 그렇게밖에 살 수 없었던 사람인 거고 그러니까 세상이 바뀌니까 그냥 그걸 견딜 수가 없는 거임…. 자기가 해왔던 게 너무 허망하고… 그 허무함…. 막막함…. 김녹존님 그런 거 좋아하세요? 네 너 무 좋 아 요

    그 뒤 커튼콜 때 그때 흘러나오는 배경음악도 그거야… 그 목소리 넘버에서 알렉세이 미하일이 서로 총 겨누고 있고 아카키는 시위 현장 가서 외투 벗어서 흔들고 있던 그때 나오던 둥둥둥둥 하는 밴드사운드 그거…. 아니 그러니까 왜 목소리가 전캐박제가 아니냐고 쇼노트 진짜….. 아무튼 그거 나오면서 배우들 인사하고요…. 인사 한 다음에 에필로그처럼? 마무리처럼? 한 장면이 더 있음… 아카키는 서점에 가서 책 보고 알렉세이는 첨탑을 올려다보는 가운데 미하일은 아카키 한번 보고 알렉세이 한번 보다가 농노들을 상징하는 그 말뚝 그 부분에 가서… 목소리 부분에서 덮어두었던 외투 위에…. 말뚝 책을 내려놓는 그런 장면이…. 잠깐 이게…. 정휘미하일은 하던가…? 정휘미하일은 엔딩이 쪼끔 달라서 아무튼 손유동 미하일은 외투 다 벗은 조끼도 푼 편한 차림새로 말뚝 책 내려놓고 다시 돌아서서 아카키랑 알렉세이를 보다가 관객쪽으로 돌아서면서 미소지으며 암전으로 끝나는… 정휘미하일은 맨 마지막에 외투를 벗어서 허공으로 던지던가 그랬던 걸로 기억함…. 아니 근데 이때 아카키는 미하일이랑 눈 마주치고 웃어도 주기도 하는데 알렉세이는 미하일 맨등만 보다가 정작 미하일이 자기 볼 때에는 고개 돌려서 다시 첨탑 보고 있어서 이게…… 노선이 확실함…. 둘이는 엇갈릴수밖에 없는 거야….. 암튼 끝까지 되게….. 여운이 남게……..

    하 데카브리 진짜…. 9월 초에 시작한 걸 10월부터 보기 시작했지만 아무튼…. 사랑했다 이렇게까지 사랑할 줄 몰랐는데……. 물론 혁명극이라서 좋아한 것도 맞는데….. 그보다는 작가의 이야기인 것도 좋았고…. 그리고 그냥 주인공이 너무…. 평범하고 비겁한 사람이라 좋았음…. 재연… 오긴 올까? 오면 좋겠다… 적금 부어놔야지…

    그러고보니까 데카브리 초상화…가 아니라 그 뭐냐 현수막….도 아니고 아 포스터.. 포스터도 기깔나게 예쁘게 뽑았는데… 그 포스터 활용해서 티켓 디자인도 했는데요 근데 하필 푸른 톤이라 티켓에서는 색깔이 되게 들쭉날쭉하게 뽑히더라고요 그러고보니 광염도 트아 빼놓고는 계속 디자인 티켓 있었고.. 23년인가부터는 봉투도 있고 랭보야 뭐 티켓, 티켓봉투 전부 디자인으로 있었는데 데카브리는 티켓은 디자인이 들어갔지만 티켓봉투는 항상 그냥 일반…

  • 11.29. 데카브리 자막 기념 감상(1)

    11.29. 데카브리 자막 기념 감상(1)

    오늘 데카브리 자막을 했다. (이 글의 시작은 11월 29일이었음 쓰다가 30일로 넘어가서 그렇지…)

    이제는 나도 낡아서 예전만큼 매 회차마다 감상을 길게 달기가 어려워서, 자막을 한 김에 한꺼번에 좀 길게 주저리를 써보려고 함. 원래는 트위터에 남기곤 했는데… 타래가 많이 길어질 것 같아서…. 그리고 여기에도 뭔가 글을 쓰긴 해야 할 것 같아서(일기 쓰는 게 익숙하지 않은 사람 힘들다…) 한번 남겨봄….

    지금 내 옆에는 부모님이 조지아에서 사온 스위스 산 초콜렛과 (정말 상관관계 모르겠음) 미국에서 만들어진 러시아 인물 이름의 흑맥주와(정말 상관관계 모르겠음 2222 하지만 맛있으니 됐다) 오뜨와 넘버리스트가 있는데… 음주를 하면서 슬슬 써볼 예정…

    알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내가 정말 이 극을 이렇게 사랑하게 될 줄 몰랐음…. 시작은 뭐였냐면요 교원공제회에 예금 확인하러 들어갔던 김녹존이 그러고보니 교원공제회 회원 복지혜택 중에 공연할인이 있었던 것도 같고 하면서 공연 할인 복지 창에 들어갔던 것부터 시작한다…. 교원공제회 회원은 인터파크에 올라오는 공연 중 일부를 어느 정도 할인해주는데, 그 리스트를 쭉 보다가 갑자기 데스노트가 보고싶어지는 것임… 왜냐면 나는 이제까지 데스노트 넘버 좋다고는 생각해왔지만 정작 공연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근데 데스노트 비싸잖아요… 교원공제회 회원도 10%밖에 할인을 안 해주더라 그런데 그것조차 감지덕지였다 왜냐하면 그거 아니면 진짜 할인받을 건덕지가 1도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래서 이 기회에 찍먹을 해볼까 하고 데스노트를 일단 예매를 함… 그것도 재밌게 잘 봤음. 근데 문제는 예매를 11월 공연으로 하고… 10월 연휴도 긴데 하나 더 볼까 요새 다른 극은 뭘 하나 하고 창을 내렸다가 데카브리를 보게 된 것이다….

    진심 맹세코 1도 모르는 극이었음. 그냥 극 이름이 특이하네 하고 상세페이지를 열어봤는데 극 소개가… 나쁘지 않은 거야… 오 러시아 역사적 사건 배경….. 그리고 아는 배우들 이름이 좀 있었어… 손유동은 랭보 보면서 알게 되었고… 변희상은 팡염 때 구독하던 어떤 사람이 같이 좋아해서 알고 있었고… 정휘도 한번쯤 들어본 것 같고….. 암튼 내가 직접 본 건 손유동이니까… 랭보때도 딱히 나쁘지 않았던 것 같고…… (물론 취향의 랭보는 다른 사람이었음 하지만 어쩌다보니 랭보도 자막을 이 분과 함께 했네요) 손유동이랑 변희상 둘이 페어를 하는 회차가 가까운 연휴기간… 10월 3일에 있는거야…. 그래서 한번 찍먹해볼까? 하고 예매를 했어… 20%를 할인해줬지… 20% 할인 그게 찍먹으로는 나쁘지 않거든요? 그게 시작이었읍니다….

    나 진자 아무 생각 없이 예매해서 아무것도 안 알아보고 갔어. 사실 알아볼 것도 없었어 왜냐하면 저 10월 3일 공연을 9월 30일에 예매했거든요….. 그리고 진심 아무것도 안알아봤던 이 사람은 자첫하러 갔다가 트리플적립이라길래 도장도 주섬주섬 세 개나 찍고 들어갔는데……. 극을 보면서 넘버에 개당황하게 됨….. 아니 이게 아주 나쁜 건 아냐… 근데 뭔가 아 좋다…. 싶어질만 하면 전개가 이상하게 빠짐….. 노래가 안들어가고 장면에 배경음으로 들어가는 멜로디는 또 좋아… 근데 노래만 부르면 뭔가 좀 이상해…. 아니 이게… 진짜 첫장면부터 끝나는 장면까지 이게… 맞아….? 이게…. 맞아….? 아니 이야기는 좋은데…. 이게 맞아…? 하다가 나옴…. 그나마 괜찮았던 넘버가 얼어붙은 도시랑 외투랑 이 땅위에 일케 딱 세개였어…. 무대 예쁘고 의상 예쁘고 배우들 나쁘지 않게 하고 이야기 전개는 진짜 딱 내취향인데… 넘버가 진짜 이상한 거야 그래서 그날 돌아와서 트위터에도 하소연하고 룸메도 붙잡고 다른 거 다 좋은데 넘버만 맘에 안 든다고…. 근데 나는 이제까지 뮤지컬 넘버만 들으러 갔단 말이에요… 안그럼 광염이랑 랭보를 왜 보겠어….. 아니 그래서 앗쉬 진짜 취향인데 근데 넘버가 진짜 안 맞는다 이러면서 막 머리를 싸맸는데….. 그러다가 이게 혹시 배우 실수인가? 아니 근데 이게 못하는 배우들은 아니었는데 하면서 공식 계정이 올려준 선공개 영상들을 보러 갔단 말이에요 근데….. 그게 맞아 그냥…. 넘버가… 이상한 거였어… 그래서 그날은 이게 뭐? 지? 하고 끝났단 말이에요 근데… 그때 알아차렸어야 했어 그냥 이상한 극이다 하고 털어버리는 게 아니라 넘버만 내 취향이면 정말 좋을텐데 하고 머리를 붙잡았을 때부터 나는 이 극에 감길 예정이었다는 걸….

    그러니까… 그런 거죠 하루 지나도 이야기가 안 잊혀지는거야… 그래서 또 예매를 했어.. 하루만에…. 마침 명절기간이라고 할인을 했지… 그래서…. 또 보러 갔어… 하 그게 문제였다… 이게 할인이 있으면 보게 돼… 제작사들 보고 있냐고요 사람이 할인을 하면 혹해서 안볼 극도 보게 된다고요 할인을 많이 하라고 티켓 값 너무 비싸다고…… 아무튼 그때가 10월 12일 손유동/신주협/변희상 회차였어요 이게 내가 하 이 넘버를 참으면서 이 극을 봐야 하나…? 하고 보러 갔지 이야기가 내 취향이었으니까… 연출도 내 취향이었으니까…. 암튼 보러 갔는데.. 저번보다 넘버가 들을 만? 한 ? 거야… 여전히 이상하기는 햇는데요 막 엄청 신경쓰이고 거슬리고 그런 정도는 아닌….? 그래서 오옹 신기하다 하고 돌아왓어… 돌아와서…… 저번 트적으로 할인권이 생겨서 두번을 더 예매를 햇어(?????) 그리고 혜공에서 공부방송한다길래 봤어….. 공부방송하면서 50% 할인이랑 40% 할인을 안내해주길래 하나는 세탁하고 두개를 더 잡았어(????????) 아니 그러니까 이게 할인이 진짜 무서운…..

    그때부터엿을까요 김녹존이 데카브리를 본격적으로 회전하기 시작한 게……

    근데 아 자셋부터 이게 넘버가 나쁘지 않을….지도? 하고 …막 자기가 사실은 괜찮은 넘버라고 막 나를 설득하고 있는 거야… 진짜 이상한 일이죠 이게 막 괜찮게 들려(?) 자셋에 미하일을 다른 배우로 봤거든…. 그래서 혹시 이 배우가 불러서 그런가…? 하고 생각했는데 자넷부터는 다시 손유동으로 돌아갔는데 그때도 그럭저럭 괜찮게 들렸던 거 보면 내 귀가 적응을 한 듯 ….. 그리고 이건 좀 다른 이야기지만 그 뒤로 원래 괴랄하다고 생각했던 다른 뮤지컬들 넘버가 그럭저럭 괜찮게 들리기 시작했어요 귀의 하향평준화(???)

    그러면서 11월에는 거의 폭주를 했는데…. 그때부터는 이제 미하일이라는 캐릭터에게 감정이입을 하게되어버려서.. 정확히는 손유동 배우가 연기하는 미하일한테 감정이입을 해버리게 됨…. 그래서 원래 뮤지컬 되게 분석적으로 보는 편인데요 후반으로 갈수록 그냥….. 이야기 자체에 몰입해버려 이거 흔치 않은 경험이었어요 왜냐하면 이전에 보던 뮤지컬들은 사실 글케 등장인물에 썩 이입하지는 못했고 그때그때 배우들의 연기가 어떤 부분이 좋고 뭐가 달라졌는지를 분석하면서 봤거든요 …. 아니 근데 어쩔 수 없었어.. 팡염은.. 굳이 따지자면 S가 제일 정상인이긴 한데 걔도 솔직히 정상은 아니고(???) …… 랭보는…. 나는 항상 보면서 랭보 말고 다른 캐들한테 감정이입을 했지 특히 후반으로 갈수록 들라에 진짜…. 아니……. 하…. 들라에 빼고 멘션해주세요 이미 그렇게 하긴 햇지만…. 아무튼 그래서 주인공에 감정이입해서 극을 본 게 진짜 처음이에요…. 미하일도 솔직히 좋은..애는 아니야…… 비겁하고 죄도 많이 저지르고 그랬는데…. 근데 진짜… 뭐라고 해야 하지…. 이게…. 이게… 딱 내가 좋아하는 그런… 그런 캐릭터인거야… 거대한 체제가 너무 무서워서 비겁한 길을 선택했는데 자신의 신념을 아주 버리지도 못하고 갈등하는…. 사실은 인간을 너무 조아하는 캐릭터…. 근데 이제 후반부가 되면 각성해서 자기의 혁명길을 저벅저벅 걷는… 이런 캐릭터 김녹님 너무 좋아해요 몰랐으면 지금부터 알도록 해. 참고로 10년지기 앤오인 룸메께서는 내가 이거 넘버 너무 이상해 하고 들려줬던 데카브리 선공개 넘버만 듣고도 이거 니 취향인 거 알만하다고 했음 하 그래요 제 취향 투명하고 소나무에요…..

    근데 다른 캐들도 너무 좋았어… 정확히는 그 캐를 연기하는 배우들이 잘했어…… 아카키는 전 캐를 다 봤고 미하일 둘, 알렉세이 둘을 봤는데….. 내 취향이 아닌 노선은 있었지만 막 엄청 억지스럽다 그런 노선은 없었어요 개인적으로 손유동 미하일로 고정하고 볼 때에는 김찬종, 신주협 아카키 다 괜찮았고 알렉세이도 변희상, 이동수 둘 다 다른 맛으로 좋았음.

    이렇게까지 썼는데 아직 넘버 이야기도 시작을 못 했다니… 하지만 무대… 무대 이야기부터 해볼까.. 어쩌다가 알게 되었더라? 데카브리 무대 디자인 한 사람이 광염소나타 무대 디자인 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됨…. 다른 건 솔직히 잘 모르겠고 그거 듣고 납득한 부분이 하나 있었는데, 광염소나타도 무대가 있고, 중간에 가벽이 있고, 그 뒤에 또 공간이 있는데 뒤쪽 공간에 조명이 들어오면 가벽을 통해서 약간 불투명하게? 반투명하게? 뒤가 보이거든요 광염소나타도 처음 사고 일으켰을 때랑 k가 지휘하는 그걸로 그 뒷 공간을 잘 활용하는 편인데, 데카브리도 그 가벽 뒤 공간을 쓰더라고요 중간에 과거회상에서 림스키랑 세르게이가 미하일 비난할 때랑 이 글의 시작부터 염치 중간에 미하일이 고골리서점에서 다시 3부로 돌아가는 그 과정을 보여줌…. 손유동 미하일은 말뚝 다음에 펜을 들었어 하기 직전에도 그 가벽 뒤 공간을 이용해서 약간 초조한 심정을? 표현하는데요 나는 그걸 너무 늦게 알았어….. 왜냐면 맨날 중블에만 앉다보니까… 그리고 원래 극을 좀 넓게 보는 걸 좋아해서…… 그래서 정산표 해보니까 앉은 자리가 맨날 중블 막 7열, 8열 이렇더라…. 문 중 하나를 중간에 거울로 쓰는 것도 좋았어요. 의상도…. 코트……. 제가 자주 보는 조합이 아카키 빼고는 다 그래도 키가 좀 길쭉한 조합이라 (손유동, 변희상, 이동수가 전부 키가 180대더라… 덕분에 서로 총 겨누거나 나란히 서 있을 때 아주 눈이 편안했음) 이게 거의 정강이나 발목까지 오는 롱코트가 펄럭거리면 되게…. .보기가 좋은거야 하 길쭉하고 어깨 넓은 것들이 머리 싹 반까서 넘기고 그 소매 약간 넉넉한 셔츠 입고 19세기버전 넥타이와 크라바트 중간쯤에 있는 그거 매고 조끼 입고 코트 입고 뮤지컬 특유의 그 큰 움직임 하면서 코트 자락이 펄럭거리면 이게 되게……. 마음이 좋더라고요…. 총도 예쁘게 생겼고….. 이게 사람이 시각적인 거에 혹하면 안 되는데…… 그리고 그… 공연 시작 전에 안내방송을 미하일 배우가 넣어주는데 그 나레이션부터 목소리가 내 취향임 ……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여기까지 써놓고 이제 본격적) 넘버랑 연기 노선 이야기를 해보겠음.. (이하 스포 엄청 많음 아주 그냥 스포 밭임)


    맨처음에 데카브리스트의 난 당일로부터 시작하거든요. 그때 알렉세이 배우가 나와서 1825년 12월 14일 어쩌구저쩌구 하면서 데카브리스트의 난이 뭔지 한줄요약해주고 차르에게 영광을 하면서 총을 탕 쏴요. 변희상 알렉세이는 그게 크게 티가 안 나는데, 이동수 알렉세이 같은 경우에는 그 이후에 나왔을 때와는 달리 목소리도 떨리고 총도 되게 불안하게 쏘는 느낌이라 약간 살상 처음 해보는 어린 장교 느낌…. 이라서 10년 전에는 얘도 이랬겠구나 하는 부분이 생김. 그러고보니 알렉세이 배우가 시간의 흐름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네 … 처음에 1825년 12월 14일 이야기해주고, 장면전환된 뒤에 심문 일시 읊으면서 1835년 12월 1일로 10년이 건너뛰었다는 거 알려주고, 마지막 엔딩에서 1861년 3월 3일 농노해방령이 되었다고 나레이션 넣으면서 끝나니까… 어우 그 일 있고 나서도 26년이나 더 사네…

    암튼 이때의 미하일은…. 음…. 이때까진 아직 작가인 미하일이죠 약간 계몽소설과 순수문학 사이의 그 어드메인 말뚝이라는 글을 연재하는….. 이게 그들 스스로 깨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대사만 들으면 계몽소설 느낌이 나기도 하면서… 정작 미하일의 연기 방향은 되게 그냥 아 저사람 그냥 평소에도 농노들한테 연민을 느끼는 사람이었구나 싶기 때문에… 솔직히 손유동의 미하일은 좀 귀족 사이에서는 아웃사이더 느낌이지 않았을까 싶음… 나폴레옹 전쟁에 참전은 했는데 그닥 죽음에 무뎌지거나 냉정해지지도 못한 느낌이고.. 그렇다고 자기가 어울리던 사람들처럼 완전 혁명에 투신하지도 못하고… 그러니까 동료들한테서는 글 뒤에 숨은 비겁자 소리나 듣고… 근데 자신의 노선을 가지고 상대를 설득하지도 못하고, 상대의 말을 완전히 부정하지도 못하고 약간 좀 글을 쓰면서도 나는 사실은 겁쟁이라서 이런 방식을 택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아주 버리지 못한 것처럼 구니까… 12월 호를 쓸 때부터 벽 너머에서 아련히 들리는 총성 소리에 불안해하는… 그런…. 진짜 마음 약하고 겁 많은 사람… 그러니까 동료들이 데카브리스트의 난 때 대거 죽는 걸 보면서 자신은 혼자 안전한 곳에서 글이나 썼다는 죄책감이랑 부채감같은 게 빡 와버린….. 그러니까 빅토르가 와서 너는 비겁하다고 한번 더 못박아줄 때도 더 가스라이팅 잘 당하고…. 반박도 못 하고.. 글에 눈을 못 떼면서도 자기 썼던 글도 태우고… 그리고 외투를 입으면서 그냥 원래의 자기 삶을 외면해버리는…. 그리고 내가 보기에…. 손유동 미하일의 그 뼛속 깊이 박힌 자기혐오의 그 느낌은….. 이미 데카브리스트의 난 이전부터 좀 있었어… 약간… 그리고 이때 프롤로그 펜을 들었어 부르는데…. 이건 진짜 음 이상함 아니 그래 첫 넘버가 이모양이니까 이게 첫인상이 아오…..

    그리고 이제 10년동안 미하일은 훌륭한….. 차르의 개….. 검열수사관….. 이제 자기가 직접 누명씌워서 빅토르를 보내버리는 나쁜 어른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아 그러고보니…. 첫 공연때는 몰랐고 두번째 공연부터 이제 눈치챘어요 빅토르랑 아카키랑 같은 배우라는 걸… 아카키 누가 하든 빅토르를 연기할 때에는 아예 목소리톤을 바꾸기도 하고, 모자를 깊게 눌러쓰거나 눈이 가려져서 얼굴을 항상 반쯤 가리기 때문에, 처음에는 진짜 몰랐고… 아무리 봐도 그 장면에서 다른 할 사람이 없어서 아카키배우겠구나 하고 알게 되었지… 미하일을 반협박으로 3부로 끌어들이고, 맨 마지막에 네가 쓰던 글(이거 맞나?) 글을 쓰던 과거, 그런 게 있기는 했나? 일케 질문을 던지는데…. 이게 중간에 누구였지 한번 애드립으로 그런 건 없다. 그러니까 못박듯 단정으로 끝내서 난 그것도 나쁘지 않았는데 그 뒤에는 사라진 거 보면… 역시 질문 형식이 좀 더 비꼬고 비웃는 느낌이긴 하지요…? 이런 그리고 10년이 흘러서 이번에는 반대로 미하일이 빅토르를 심문하게 되는데…. 이때 얼어붙은 도시 부르는데 이 넘버가 그나마 음도 멀쩡하고 화음도 괜찮습니다. 근데 처음에는 다른 미하일처럼 손미하일씨도 (이제 풀네임 부르는 것도 귀찮음) 결백 아니면 불온 할 때 뒤돌았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그냥 객석 보면서 부르고 그 구절 끝난 다음에 뒤돌더라고요… 이게 나는 걍 미장센+빅토르를 안 보고싶음(본인이 음모 꾸려서 보내버렸으니까) 때문에 그렇게 한 거라고 받아들였는데…. 실제로는 알 수 없지…..

    그리고 다음에 나오는 넘버가 외투구나… 외투도 좋아요 갑자기 중간에 둥당당 하면서 약간 왈츠박자? 로? 춤곡? 박자? 로? 나오는데 실제로 알렉세이가 외투를 들고 약간 스텝을 밟으심.. 그 전에 술집씬 있고, 미하일과 알렉세이가 대화를 나누는데, 여기서 사실은 미하일과 알렉세이가 10년을 함께 보냈다는 그 감각을 관객한테 줘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함…. 변희상 알렉세이같은 경우엔 기본적으로 넉살이 좋은 알렉세이 노선을 잡아와서, 진짜 10년 친구였던 것처럼 미하일을 대하고 서로 웃고 그런 장면들이 좀 있고… 이동수 알렉세이 같은 경우에는 10년 전에는 너나 나나 애송이었지 하는 대사를 직접적으로 넣어서 아 얘들 10년동안 알고 지냈구나 하는 걸 알려주는 편. 이동수 알렉세이는 전반적으로 좀 미친놈 노선을 잡아와서, 약간의 장난은 치지만 손미하일도 별로 이렇게 편하게 대한다는 느낌이 없고 진짜 오래된 직장 동료같은 느낌이라… 그 뒤에 아카키 아카키예비치 넘버 때도 그렇고 손미하일이 변희상 알렉세이한테 기본적으로 좀 더 잘 웃어주는 편임… 이동수 알렉세이도 미하일을 좀 더 신경을 곤두세운다는 느낌이 더 강해서….. 그 얼붙도 전에 심문할 때, 미하일이 자기가 깔아둔 음모… 죽은 농노들 이야기를 꺼내면 이동수 알렉세이는 자기가 들고 있는 심문 보고서를 팔락거리면서 넘기는데, 이게 약간… 보고서에 없는 내용이라는 느낌으로…? 그래서 그 장면이 나한테는 어떻게 보이냐면, 알렉세이가 미하일이 그가 모르는 그 농노 관련 일을 유능하게 정보를 얻어서 더 알고 있다는 점에 약간 당황+자존심 스크래치 그런 느낌으로 보이거든요…. 그러고보니 그 술집씬에서 변희상 알렉세이는 내가 이래서 사람을 못 믿어 한다음에 미하일한테 너는 빼고? 같은 어조로 한마디 덧붙이는데, 이동수 알렉세이는 그런 거 없음 진짜 미하일도 안 믿었을 것 같음 전반적으로 아주 냉랭한 알렉세이임… 얘는 미하일이 조금만 덜 유능했어도 진짜 찍어누르고 자기가 위로 올라갔을 것 같음 그래서 싫으냐고요 아니요…… 물론 저는 그 시놉? 캐릭터 소개?에 있는 동경이라는 감정은 변희상 쪽이 더 잘 표현했다고 생각해 하지만 이동수 쪽은 일관적으로 그렇게 밀고나가다보니까 이게 캐해석이 새롭게 되는 부분이 생기면서 그쪽 대로 맛도리였다…. 그런 느낌… 그래서 외투 선물할 때도 이동수는 맨날 주는 거 오늘도 주면서 마치 오다 주웠다는 것처럼 이제는 뇌물.. 이렇게 말하지만 변희상은 진짜… 이것좀 만져봐부터 시작해서 진짜 뭐라고 해야 하지… 자랑하는 느낌임 내가 조아하는 친구한테 비싸고 좋은 거 선물했다.. 뿌듯… 이런 느낌이라고…… 정작 미하일은 부담스러워하는데…… 손유동 미하일이 정휘 미하일에 비해서 전반적으로 알렉세이 신경 안 쓰고? 혼자 술을 좀 많이 마시는 미하일인데요… (정휘 미하일은 내가 본 회차에선 다 알렉세이랑 맞춰서 마심) 처음에 마시고, 그 다음에 데카브리스트의 난이라고 했다가 상대한테 차르폐하 즉위 10주년이라고 반박당한 다음에 혹시 내가 불온한 자처럼 보일까봐 초조해하는 것처럼 알렉세이 안보는 사이 훌쩍 마시고.. 그 다음에 알렉세이 떠난 다음에는 아예 병나발을 부는데 이게 저는 아까의 말실수+알렉세이랑 아무리 친해도 알렉세이가 있을 때는 어쨌든 가면을 써야 하는 답답함+저번의 외투도 멀쩡한데 아주 당연하게 비싼 새 외투 선물하는 약간 귀족계급의 삶에 적응해가는 자신에 대한 괴리감?이라고 해석을 한단 말이야 아니 여기서도 그냥 외투를 못 받고 저번 것도 멀쩡한데…라고 말하는 것 부터가 아니 이 사람 귀족 출신인데 아무리 봐도 아웃사이더 내지는 좀 귀족답지 못한 귀족 이런 느낌이 들지 않나?

    그리고 그 다음이 아카키 아카키예비치… 아카키 아카키예비치 바시마치킨…. 그래서 럭드때 치킨 쿠폰도 있었지… 참고로 미하일은 극중에서 풀네임이 나오고(처음에 빅토르가 불러줌. 미하일 바실리예비치 막시모프), 아카키도 미들네임까지는 나오고 혜공에서 풀네임 공개되었는데… 알렉세이는 극 중에서는 항상 이름만 나오고.. 그 재관도장에서 성씨는 나오는데(알렉세이 슬론스키) 미들네임은 뭔질 몰겠음 혜공에 나오나? 안 나오는 것 같기도 하고…. 암튼 빅토르 퇴장하고 난 다음에 의복 갈아입은 아카키 역 배우가 처음으로 등장을 해요 하는데 전 맨날 뒤에 앉아가지고 아카키 의상이 글케 낡았는지 몰랐는데 나중에 사진 올라온 거 보면 진짜 올 풀리고 닳고 난리났더라….. 넘버 이름은 아카키 아카키예비치인데 주로 부르는 건 알렉세이 배우로, 아카키가 어떤 사람인지 소개하는 넘버 겸 아카키의 낡은 외투를 놀리는 그런 장면인데…. 처음에 아카키보고 오랜만이라고 했다가 아카키가 어제도 만났는데요? 하면 아니 너 말고 하면서 넘버 들어가서… 오랜만에 만난 게 아카키가 아니라 아카키 외투였음 가사부터가 낡고 헤진 누더기임… 아무튼 손으로 부르고 돌아보라고도 하고 되게 멍멍이 대하듯이? 대하다가 계속 자잘한 거 시키고 괜히 똥개훈련시키고 그런 행위들이 넘버 내내 나오는데…. 신주협 아카키는 처음에는 거의 뭐라고 해야하지 맨날 당해본 직장인의 죽은 눈으로 너는 놀려라 나는 불온한 눈빛 할란다로 받아치다가 중반 이후에 좀 표정이 더 생겨난 느낌? 이고 김찬종 아카키는 확실히 좀 쩔쩔매기도 하고 표정이 좀 있었음 난 사실 신주협아카키 초반 노선도 좋아했는데 왜냐하면 이 아카키 중후반에서도 어디서 혁명 한 번 해보다 상경한 것 같은 투쟁 아카키라서 약간 그 찌든 느낌이 잘어울렸던듯 근데 어느순간 바뀌어서 약간 시무룩햇어용… 암튼… 심지어 아카키가 외투 안감 수선한 거 자기가 버린 담요라고 대놓고 암시 주고… 근데 그 넘버 바로 직전이 (변희상 알렉세이 기준) 미하일한테 내가 선물한 외투 입고 왔네 누가 골랐는지 딱 맞아 하고 너무 신나하는 그거라서 보는 김녹존 계급통 옴 근데 아카키들도 약간 멕인다고 해야 하나 그 알렉세이가 서류 달라고 손 내밀고 거만하게 앉아있는데 서류는 책상위에 내려놓고 신주협 아카키는 악수하고 가고 김찬종 아카키는 손에 호 해주고 감…. 그러고보니 변희상 알렉세이가 아카키 놀리는 수위? 도 극 중반부터 조금씩 더 세지는? 것? 같았는데 원래는 분명히 그런 장면 없었는데 나중엔 서류 일부로 던져서 바닥에 떨어뜨리고? 그래서 물론 배우간 합의한 장면이긴 한데 왜 굳이 저렇게 표현을? 하긴 했음… 원래는 이동수 알렉세이에 비하면 아카키한테도 좀 유한? 느낌인? 알렉세이였거든요. 나는 근데 그거 나쁘지 않았어 왜냐하면 그냥 그렇게 좀 장난기 심한 상사처럼 굴다가 김찬종 아카키가 경례 제대로 안 하면 갑자기 표정 딱 굳히고 목소리 깔고 경례 자세 정확히 할 때까지 시범 보이고 보내는 게 되게…. 알렉세이의 어떤 신념? 방향성? 그런 걸 잘 보여주고 헐렁해보이다가도 한순간에 엄청 위압감이 확 드는 부분이라서 좋아했는데 하기야 생각해보니까 그거 김찬종 아카키 디테일이라서 다른 아카키한테는 좀 심심했을수도 있겠다… 암튼 알렉세이가 아카키 신나게 놀리는 동안 미하일은 뒤에서 서류 펄럭거리고 있는데 여기서 손유동 배우는 아카키한테 시선을 좀 자주 둠…. 저런 취급을 받는 게 신경쓰이는 것처럼… 그러니까 이 미하일은 글 다 태우고 과거 다 버리고 3부까지 들어갔으면서도 아직도 그런 것들이 신경쓰이는 자신을 못 버린 거임. 이쪽도 아니고 저쪽도 아니고 갈팡질팡함….그래서 얼붙도때도 이쪽 아니면 저쪽 할 때 유독 착잡해하는 것처럼 느껴짐…. 하 나 이 배우님의 미하일의 이런 부분이 좋다고요 이… 유약하고 자기혐오에 찰 수밖에 없는….. 암튼 그래서 미하일들이 공통적으로 이 넘버 끝나고 애 좀 그만 놀려라 / 장난 그만 쳐 등등 만류를 하는데 이게 그때그때 알렉세이가 누군지, 장난의 정도가 어떤지에 따라서 웃으면서 반농담식으로 그만 놀려라 할 때가 있고 진짜 좀 불편한 것처럼 그만 좀 놀려 할 때도 있어서 그날의 미하일 예민도가 가늠이 됨.. 근데 그 말에 알렉세이가 답하는 게 약간 그… 우리같은 사람이 장난쳐 주면 감사한 거야? 같은? 대사인데… 저번에 트위터에도 썼지만 변희상 알렉세이는 약간 시혜적인? 거만한? 귀족이 어울려주면 농노 입장에선 고마운 거지 같은 느낌으로 발화를 한다면 이동수 알렉세이는 확실히 찍어누름… 귀족이 장난을 치든 고문을 하든 뭘 하든 농노는 그저 받아들이는 게 당연하다는 식으로? 그러니까 대사는 거의 같으면서 뉘앙스랑 표현으로 노선 차이를 확고하게 주니까 그 부분이 재밌음…. 그리고 공통적인 대사 외에 디테일을 추가해서 노선을 만드는 부분이… 여기서 변희상 알렉세이가 간다 넌 항상 내근 난 항상 외근 이걸 꼭 넣는데… 난 나쁘지 않았음 실제로 극 내에서 알렉세이가…. 3부에 잘 안 붙어있기도 하고(..)…. 새벽의 흔적 때에도 알렉세이는 현장조사하고 미하일은 실내에서 보고서로 그 일을 접하는 장면이 나와서….. 개연성을 벗어나지 않는 디테일 좋아… 그리고 알렉세이 가고 미하일이 아카키 책상에서 보고서를 찾는데 정휘 미하일같은 경우는 진짜 뒤지다가 말뚝을 찾고, 손유동 미하일은… 아카키 책상을 좀 정리를 해줌.. 보고서도 크기별로 맞춰주고.. 그러다가 말뚝을 찾는데… 이거 은근히 웃포임 왜냐면 이 미하일은 아카키 넘버 시작 전에도 책상에서 서류들을 정리하고 그 다음에 들고 가기 때문입니다 정리벽 있냐고……

    그다음에 균열… 얘도 음 진짜 이상해요 진짜 ……박자도 진짜…. 짧은 곡이라 그런지 이번에 오슷 리스트에도 빠져있던데… 아카키 자리에서 말뚝 발견하고 짧게 부르고 말뚝 가지고 고골리서점으로 가는…. 여기는 별로 설명할 게 없네….

    그다음에 고골리서점으로 가서 아카키를 보는데…. 아카키 아카키예비치 농노출신 3년차 정서원… 근데 정서원을 하려면 글자를 알아야 할 테니까 아카키는 이미 글자를 알고 있다는 건데…. 배경을 보면 엄마는 농노출신으로 도망가다가 발각되어서 죽고? 총살이었나? 갑자기 헷갈리네… 아빠는 나폴레옹 전쟁에 농노병으로 참여했다가 그 뒤에 실종되고… 이런 배경이라 어렸을 적부터 그렇게 풍족하게 살았을 것 같진 않은데.. 그러니까 최소 10년은 혼자 살아왔다는 뜻인데… (고골리 외투에서는 나이가 많지만) 이 극에서는 알렉세이가 장난칠 때도 미하일이 애한테 장난치지 말라고 하는 거 보면 나이가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 같거든요… 그러면 …. 꽤 힘든? 삶을? 살았겠지? 그나저나 나폴레옹 전쟁 때 아카키 아버지가 참전했다는 건 미하일이랑 같은 전쟁을 겪었다는 거네요… 음… 그렇게 신상을 읊어주고 말뚝 던지고…. 그 신상 쭉 읊는게 말뚝 발견하고 나서 아카키 뒤를 캔 건지 아니면 3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원래 다 그렇게 신상조사를 다 하고 문제 없는 사람만 들이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시대배경이 잘 느껴지는 부분이라고 생각함… 아카키는 글자를 어떻게 배운 건지… 그 부분도 조금 의문인데 데카브리스트의 난 이후 유형… 그러니까 시베리아 유배형을 받은 사람들이 농노학교를 세웠다는 이야기 자체는 극중에서도 나오긴 하니까 그런데 아카키는 시베리아 출신은 아닌 것 같고 그런 식으로 농노들을 계몽하려는 사람들이 알음알음 있기는 했다는 뜻이겠지요…? 근데 진짜 어케 딱 그 아카키 발치로 가게 던지지 그것 참 …. 팡염 때도 그 5악장에서 악보를 던지는데 많은 배우들이 진짜 촥 하고 예쁘게 뿌려지게 던지거든요? 종이가 하늘하늘 떨어지게… 그건 연습하는 걸까…..? 그리고 총 겨눈 다음에 미하일이 사상글인가? 농노해방? 하고 묻고 아카키가 문학입니다! ….하고 순수문학.. 이렇게 답하는 게 그 맨 처음 프롤로그 부분에서 빅토르랑 미하일이 했던 말이 똑같이 역할만 바뀌어서 반복되는 부분이라 그게 참 보는 관객들한테도 울림이 있는데 미하일 입장에서도 자기가 했던 말이… 그게 변명이 아니라 정말로 자신은 그렇게 생각했던 거라면, 아카키가 정확히 그렇게 똑같이 말하는 걸 들으면 작가 입장에서 대단히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겠구나 싶은 부분이 있어요 어쨌든 저도 …. 대개는 2차창작이기는 하지만 글을 쓰는 사람이니까… 내가 표현하고 싶은 부분이 상대에게 정확히 전달이 되었을 때 느끼는 어떤….. 희열…. 유대감이나 공명같은 게 있거든요…. 그 다음에 나오는 게 말뚝… 드디어 아카키 솔로넘버가…. 나오죠 그 노래 가사에서 처음으로 말뚝이라는 작품이 옅은 빛…이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그 다음에 나오는 펜을 들었어라는 넘버에서 혁명이 빛으로 비유되는 거랑 한 쌍을 이루는…. 그러니까 혁명이 강한 빛… 불꽃같은 빛…. 이라면 말뚝은 옅은 빛…. 인 거…이건 뒤에서 조금 더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아무튼 이때는 미하일이 아직 말뚝을 그냥 빨리 없애버리고 싶어하는 때라서 다시 말뚝 책 뺏어가면서 잘 들어 이 도시에서는 충성 아니면 불온이다. 그 둘이 아니라면 글을 써서 무엇하겠나… 비슷한 대사를 하는데.. 이게.. 일차적으로는 순수문학이라는 아카키의 대답에 빅토르와 같은 식으로 반박을 하는 대사면서도… 그러니까 미하일 역시 이제는 체제의 인물이 되었다는.. 그런 식으로 사고하도록 맞춰졌다는 느낌을 주는 대사임과 동시에 미하일이 그 작가였다는 걸 알고 있는 관객한테는 되게 본인한테 하는 자조적인 대사로 들리는… 이중적인 느낌을 줍니다. 그 느낌이 강화가 되는 게 그 다음에 나오는 펜을 들었어… 근데 이거 장면 넘어가기 전에 아카키 미하일이 불온이다 하는 말에 네, 하고 대답해놓고는 미하일이 사라지니까 재빨리 상자에서 숨겨뒀던 말뚝 책들을 다시 꺼내는데 이게 너무…. 마이웨이인 것도 너무 웃기고… 트위터 어딘가에서 존잘작가님이 없애고 싶어하는 책 파묘해 가지고 있는 오타쿠라는 비유를 본 적이 있는데 그게 너무… 너무… 암튼…

    하 펜을 들었어… 제가 정말 좋아하는 넘버 중 하나인데요… 나폴레옹 전쟁에 함께 참여했던 동지들이 전부 혁명이 답이라고 믿고 혁명을 추구해가는 그 상황에서 미하일 혼자 소설을 쓰고 그래서 동지들한테까지 비난받고 너는 겁쟁이 비겁자라는 소리를 듣는데도 그런데 미하일은 그게 정말로 맞다고 생각했고 그 때의 미하일은 아직은 귀족 장교로서의 어떤… 계몽적인 신념? 같은 게 남아있어서 우리가 그들을 이끄는 게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고 말하기는 하지만 아무튼 혁명이라는 거대한 사건 속에서 주변의 사람들을 돌아볼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다는게 진짜 하….. 정확히 넘버 가사에서 ‘하지만 내 눈에 남은 건 혁명이 담지 못할 삶의 구석 오히려 자유가 낯설었던 그 약하고 작은 이들을 위해 펜을 들었어 아주 외로운 이야길 썼어 이념만으로는 닿을 수 없는 그 깊은 감정들을 적었어’ 이 구절 진짜 김녹존이 미치는….. 진짜 너무 좋아해서 그냥 그 구절을 통째로 외워버린.. 미쳤나봐 진짜….. 어떻게 내가 저렇게 좋아하는 포인트만 집어서 하……. 이거 오슷에 전캐로 넣어준 거 진짜 무한 감사 정말 와 나 진짜 이 넘버 없었으면 울었을지도 … 아무튼 그래서 이 가사에서 혁명은 빛이라 믿었어 이게 나오면서 앞에서 말뚝의 옅은 빛이랑 대조가 되는 건데… 하이씨 이게 좋은데 왜 좋은지 설명할 수가 없네 이게 그게 있어요 제가 나름대로 일단은 역사 관련 비스무리한 전공이다보니까… 역사에서 거대한 사건이 나오면 거기에 모든 게 압도당할 때가 있다는 걸 아는데…. 그러니까 개인의 삶도, 기록도, 기억도…. 약간… 부나방처럼 휩쓸리는 역사의 어떤 거대한 흐름 속에서 간과되는 부분이 생기는 거죠.. 그런 부분들을 아니까 저 부분이 너무…. 너무….. 좋아…. 근데 저 부분만 좋은 게 아니라.. 저 넘버에서 이제 무대 왼쪽에서는 아직 외투를 입지 않은, 조끼만 입고 있는 10년 전의 미하일이 말뚝 9월호, 10월호, 11월 호를 연속적으로 집필하고, 무대 오른쪽에서는 아카키가 말뚝 9월호, 10월호, 11월 호의 내용을 낭독하는데 이게 현재의 아카키같기도 하고… 말뚝을 처음 접했을 때부터 정서원이 되기까지 말뚝으로 위로받았던 아카키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 동시에 9월호는 희망차고 밝게 시작했다가 10월호, 11월호로 갈수록 점점 내용이 어두워지다가 미하일이 12월호를 집필하기 시작했을 때 (데카브리스트의 난을 비유하는) 총소리와 붉은 피 모양의 조명이 무대 바닥과 벽을 완전히 채우는 그 순간에… 사실은 그러니까 미하일마저도 그 순간만큼은 거대한 사건에 압도가 되어서… 자기 동료들이 다 죽고 그런데 자기는 이런 안전한 곳에서 알량한 단어와 문장들로 글이나 쓰고 있고 이걸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었는데 혁명은 실패로 끝났고… 아무것도 바뀐 게 없고 결국 자기는 12월호를 완성하지도 못한 채 그 책을 태우고 이런 체제에 순응해서 살게 되었고 그 날의 비명을 환청처럼 계속 듣고 있고… 너무 고통스럽게.. 두렵게.. 그래서 다시 외투를 입으면서 과거를 회상하는 눈빛을 하면서 ‘펜을 들었지 아무런 위로도 되지 못한 누구에게도 닿지 못한 그런 이야기를 적었어’ 하고 부르는 대충 이런 가사로 끝나는데… 이럴 수가….. 아니 이게 이런… 일련의… 연출이 진짜…… 와… 진짜 너무 취향이라…. 하……. 그리고 나서 이제 검열보고서에 말뚝 9월호 특이사항 없음 하지만 시기상의 이유로(차르 10주년을 앞두고 차르께서 좀 예민하신 고로) 출간 및 유통 금지 조치함 이렇게 쓰고 끝나는데…. 출간 및 유통 금지 조치한다고 쓸 때 약간 그 쓸쓸하게 떨어지는 그 목소리…. 하…….

    미하일은 그걸로 말뚝이 세상에 드러날 일이 없다고 생각했겠지 하지만 사실 우리의 아카키는 농노 독서모임도 운영하고 있었고 말뚝도 필사본으로 퍼트리고 있었고 말뚝 10월호도 읽어줬고 심지어 말뚝이 페테르부르크 도시 공사하다가 죽은 농노의 아들 이야기라서 도시를 건설하며 죽어간 농노들을 추모하자는 이야기도 하고.. 이 불꽃혁명 아카키…. 정말…. 아무튼 아 근데 진짜 신주협은 어디서 한번 혁명해본 심지굳은 아카키같고 김찬종은 혁명 한번도 해본 적 없는데 약간 지금 딱 그 열정에 타올라서 혁명하려는 아카키같아서 진짜 재밌었는데…. 아무튼 그 말뚝을 읊어줄 때… 관객들을 향해 서서 읽어주거든요 그러니까 관객이 그 독서모임에 참여한 농노인 거지…… 그거 재밌었어요 신주협이랑 홍성원은 등불을 들고 나와서 읽어주고(그러니까 야간모임…인 거죠…?) 김찬종같은 경우에는 등불 안 들고 그냥 서서 읽는데 이쪽은 또 말뚝을 손에 들고 있긴 한데 거의 장식이고 마치 너무 좋아해서 많이 읽어봐서 외워서 읽어주는 것처럼 그렇게 낭송을 하니까 그 둘의 차이도 또 좋고.. 그리고 신주협이 읽어줄 때는 조금 더 단단한 얼굴인데 김찬종은 거기에 참여한 농노들에게 마음을 쓰는? 그런 좀… 따뜻한 얼굴로 읽어주고 …. 암튼 그러다가…. 그래서 결국엔 사건이 터지고야 맙니다. 내가 또 사랑하는 새벽의 흔적 넘버…. 그 독서모임에 참여했던 게오르그라는 농노가 있는데(이 농노는 그냥 배우들의 대사와 넘버 속에서만 존재하고 실제로 누군가가 출연하지는 않음) 아카키가 10월호 읽어줄 때 아드미랄티 해군본부 아래에서 죽어간 이들을 기억하고 추모합시다, 하고 끝내거든요. 그런데 그 해군본부의 황금빛 첨탑 아래에서 게오르그가 분신을 하고, 그 게오르그의 외투 주머니에서 말뚝 10월호가 내 아버지에게 이 외투를 입혀달라는 말과 함께 그 아래에 적힌 아드미랄티 2650 이라는 구절이 나와요. 이건 딴 이야기지만 재관람 혜택으로 3번 보면 30% 할인, 5번 보면 40%할인, 7번 보면 실황오슷을 증정을 해줬는데 그 할인권과 증정권이 앞면에는 각각 말뚝 10월호, 11월호, 12월호로 되어있어서, 할인권을 사용하면 사용했다는 의미로 그 10월호 내용 밑에 아드미랄티 2650 도장을 찍어줍니다. 그것도 너무 과몰입되고 좋았어…. 그 사건이 터지면서 이제 약간 미하일한테도 비상이 걸리는… 음…. 같은 무대긴 하지만 벽 없이 그냥 그 각각의 서 있는 자리가 다른 공간이라고 연출이 되어서 알렉세이는 분신 현장에서 조사를 하고, 미하일은 3부 실내에서 보고서로 그 사건을 알게 되고, 아카키는 그 현장에 달려가서 이제 분신한 사체를 목격하게 되고 그런 상황인데… 알렉세이는 말뚝 내용과 그게 농노들에게 닿은 의미를 잘 모르니까 아드미랄티 옆에 있는 2650이 희생된 사람의 숫자라는 생각을 못 해서 이륙오공이라고 읽거든요 무슨 좌표나 암호처럼… 그리고 미하일도 미하일대로… 말뚝이 또 나왔는데, 심지어 차르체제에 대한 반항의 뜻으로 분신을 한 사람 주머니에서 그렇게 의미심장하게 나오고… 그러니까 엄청 초조해지고 신경질적이 되고 아카키는 아카키대로 자기가 알던 사람이 분신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다는데 충격을 먹고… 그 뒤로 바로 눈속에 박힌 넘버로 이어지네요 그러니까 게오르그가 아카키의 책방을 몇 번 방문했는데 처음엔 그냥 탁한 눈.. 그러니까 죽은 눈으로 살던 농노였다가 막 책을 권하고 읽어주고 이러니까 화를 냈다가 그 다음엔 자기도 글자를 배웠다고 아카키한테 자랑했다가… 그러니까 아카키한테도 게오르그는 나름 친분 교류가 있는 상대였고… 자기가 힘들 때 말뚝을 보고 위로를 받았던 것처럼 자기도 게오르그에게 말뚝을 읽어줬는데 그게 상대가 이제까지 농노로 살면서 체념하고 살았던 어떤 분노에 대한 불꽃을 당겨버렸고 그게 분신으로 이어져서 아카키는 그런 죽음을 바랐던 게 아니라 너무 충격을 받는데 동시에 저 죽음이 허망하게 잊혀지지 않으려면 내가 당신의 의지를 이어받아서 (이 혁명을 계속해야겠다는) 각오로 이어지는… 아름답지 않나요 정말… 이 넘버에서도 눈속에 박힌 그 불씨가 불길로 번질 수 있게 이런 구절이 있는데 나중에 제가 정말 좋아하는 목소리 넘버 가면 거기도 가사에 작은 불씨가 외투에서 외투로 번져 불길이 되고 검은 연기 피어오른다 막 이런 가사로 이어져서 하… 진짜 …. 미쳤나(P) 넘버 음정만 빼면 진짜 김녹존 취향 정말 저격하려고 만들어진 극인가 이게…

    그리고 그 다음이 이 글의 시작… 미하일이 다시 아카키 책방 찾아갔다가 말뚝 필사본을 퍼트리는 게 아카키라는 걸 알게 되면서 부르는 넘버인데, 여기서 미하일이 아카키가 아드미랄티 2650을 멋대로 적어넣었다고 화내는데 미하일은 알렉세이와는 달리 이천육백오십이라고 정확하게 말을 하죠 그러니까 그 사람은 그게 무슨 뜻인지 알고 있었던 거지…. 작가니까.. 그리고 한때 혁명 쪽에 서 봤던 사람이니까.. 기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하고 그들을 바라볼 줄 아니까… 아 진짜…. 인간 말뚝을 기억하기 위해… 기억.. 추모.. 회상.. 또 제가 이런 걸 좋아하는 줄 어떻게 알고 또 딱딱 이런 구절들을… 사라지고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 지워진 존재들을 기억해준 건 이 글이 처음이었어 이런 구절들을 또 이렇게…. 하 아름답다 진짜… 그런데 미하일은 말뚝이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고 (노래로) 외치고.. 왜냐면 그 책을 읽고 누군가가 분신을 했으니까 그러니까 미하일은 누군가가 혁명 같은 거대한 이념… 그런 사건에 휘말려서 그냥 목숨이 스러지는 게 너무 무서운 거고 자기 책이 그 트리거가 되었다는 게 견딜 수가 없는 거고… 자기 과거도 사라져버렸으면 좋겠고….. 그런데 아카키는 거기다 대고 책을 태우고 없앤다고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고 진짜 양사이드에서 각각 자기 주장을 이야기하고 있는 대환장 듀엣… 한 넘버 1/3 정도부터..? 미하일 맡은 배우가 다시 비명의 환청을 듣는 그 연기를 하면서 중간에 비명…. 그 구절 나오는 순간 폭주해서 사라지지 않는 비명소리 하면서 자기가 썼던 11월호 구절을 줄줄줄 읊는데… 이게 아카키가 미하일이 말뚝 작가라는 걸 알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거든요 근데 정휘 미하일은 차갑고 단호하게 거의 내려꽂듯이 밀어붙이면서 11월호를 줄줄 읊는다면…. 그러니까 그래 작가 나고 나는 사람들이 죽는 걸 봤고 그 비명을 여전히 듣고 있고 니가 하는 것 역시 결국 농노들을 다 죽일 거고 그러니까 그만 해 이런 어떤 …. 냉정한 폭주의 느낌이 든다면 손유동 미하일은 아무리 봐도 PTSD ON 상태로 자기가 못 견뎌서 줄줄줄 쏟아내고야 마는… 그래서 극 중후반부부터는 총으로 아카키를 겨누고 있기는 한데 그 총이 덜덜 떨리는 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관객석까지 들리는… 그 뒤로도 미하일은 계속 말뚝을 부정하려고 하고 아카키는 어떻게 이런 사람이 내가 그렇게 사랑했던 말뚝 작가지 하는 느낌 팍팍 내고 결국엔 미하일이 내가 이번만 넘어가 줄 테니 다 치우고 그만둬 약간 이런 느낌으로 도망치듯이 사라지고 그 뒤로 손유동 미하일같은 경우는 자기혐오 빡 와서 막 돌아오는 중간에 구토하고(연기입니다) 난리가 나는데… 그러니까 손유동 미하일같은 경우엔 진짜 10년을 체제에 순응하면서, 순응하려고 노력하면서,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의 양심따라 조금 눈감아주거나 덮어주기도 하면서, 그렇게 우유부단한 자신이 싫고 용서할 수도 없고 이런… 한편으로는 자기혐오로 살았구나 그게 이 넘버에서 너무… 잘 느껴짐… 그래서 제가 미하일 배우를 거의 고정으로 봤던 거고요… 정욱진 배우는 아예 안 봐서 잘 모르겠는데 정휘 배우는 이런 부분이 조금 더 … 그 일 이후로 그냥 마음의 문을 꽉 닫은 것처럼 아주 냉랭하게 굳어버린 이런 이미지 쪽으로 더 표현을 하더라고요. 표현 차겠지만 제 취향은 손유동쪽이었습니다. 아마… 보다 정석에 가까운 건 정휘 쪽이지 않을까 싶은데 정석을 따라갈 거면 광염 소나타 때 김지철 제이 노선을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았어….. 그렇다고 손유동 배우가 대본을 벗어났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요…. 대사 넘버 가사 동선 이런 건 다 크게 차이 없으니까…

    그리고 이어지는 게 염치 이 염치에서도 미하일이 후회가 뚝뚝 떨어지는데.. 아카키가 하는 것들이 사실은 미하일이 10년 전에 하고싶었던 것들이라 이게 자기가 그때 포기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그런…. 후회.. 그리고 아카키같은 사람들이 나 대신 걸어가고 있으면서 그들이 겪을 어떤… 죽음이나 어려움에 대한 부채감… 제가 미하일에게 이입하는 부분이 특히 여기인데 (넘버는 제 취향이 정말 아니지만) 이게….. 현대를 살아가면서도 어쨌든 여러 일이 있었고… 운동하는 사람들이나 시위하는 사람들에게 저도 약간 망연한 부채감 같은 걸 항상 느끼고 있기는 하거든요 진짜 알량한 부채감이긴 하지만 _(._._ 암튼 그래서 미하일이 말뚝 10월 검열 보고서도 특이사항 없음으로 수사 종결해버리는… 걸로 끝나는데…

    아니 여기까지 썼는데 아직 넘버 반밖에 안 왔어…… 여기까지가 약간… 주로 전반적인 설정 세팅.. 겸… 새로운 혁명가 아카키와 변절자 미하일의 대립과 흔들림?이 주가 되는 부분이라면 이 이후부터는 이제 미하일이 다시 아카키에게 크게 흔들리면서 이번에는 거의 체제를 상징하는? 체제에 충성하는? 순응하는? 그 체제를 유지하려고 하는? 쪽인 알렉세이와 대립하는 후반부로 접어들게 되는 겁니다… 이거는 다음번에 해야겠다 저 내일 출근해야 해요…

    오늘 데카브리 자막을 했다. (이 글의 시작은 11월 29일이었음 쓰다가 30일로 넘어가서 그렇지…) 이제는 나도 낡아서 예전만큼 매 회차마다 감상을 길게 달기가 어려워서, 자막을 한 김에 한꺼번에 좀 길게 주저리를 써보려고 함. 원래는 트위터에 남기곤 했는데… 타래가 많이 길어질 것 같아서…. 그리고 여기에도 뭔가 글을 쓰긴 해야 할 것 같아서(일기 쓰는 게 익숙하지 않은 사람…

  • 건대 드림이스케이프 VET

    건대 드림이스케이프 VET

    혼방했고 엔딩보기 실패…. 거의 다 하긴 했는데 그래도 실패한 건 실패한 거고 나 진짜 관찰력이 진짜 없구나를 깨달음

    혼방했고 엔딩보기 실패…. 거의 다 하긴 했는데 그래도 실패한 건 실패한 거고 나 진짜 관찰력이 진짜 없구나를 깨달음

  • 트위터는 점점 망해가고

    트위터는 점점 망해가고

    난 갈 곳이 없네…….

    대체제로는 블스를 제일 염두에 두고 있기는 하지만 그쪽 시스템도 낯설기는 마찬가지고 무엇보다도 SNS의 꽃인…….. 지인들을… 전부 데려갈 수가 없어서요 지인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있어….. 물론 만남은 언제나 이별을 동반하고 이제까지도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새로 만나기를 반복해왔어도…..

    사실 예전만큼 트위터에 자주 들어가는 편은 아니에요 음….. 현생도 바쁘기도 바쁘고…. 그리고 예전만큼 이케 와글와글 떠들기가 쉽지 않아서 ㅋㅋㅋㅋ 트친들도 정말 오래된 사람들이니만큼 이제 다들 자신의 길을 뚜벅뚜벅 걷고 계시는 느낌…. 장르계도 꽤 오래 있었죠 이제 거의 3년이 다 되어가니까… 트위터에서 말할 만한 건 다 말한 것 같기도 하고….. 썰을 잘 안푸는 편이고, 이야기를 해야 한다면 연성을 하는 쪽을 조금 더 선호해서 맨날 결국 트위터에서 말하는 건 개인적인 톔아이밖에 없게 되는데 ㅋㅋㅋㅋㅋㅋ ….

    난 갈 곳이 없네……. 대체제로는 블스를 제일 염두에 두고 있기는 하지만 그쪽 시스템도 낯설기는 마찬가지고 무엇보다도 SNS의 꽃인…….. 지인들을… 전부 데려갈 수가 없어서요 지인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있어….. 물론 만남은 언제나 이별을 동반하고 이제까지도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새로 만나기를 반복해왔어도….. 사실 예전만큼 트위터에 자주 들어가는 편은 아니에요 음….. 현생도 바쁘기도 바쁘고…. 그리고 예전만큼 이케 와글와글…

  • 휴일을

    휴일을

    드러누워서 아무것도 안 하기를 선택하면 그 때는 좋은데 꼭 나중에 뭐도 해볼걸 하고 후회하게 되는 느낌이 있다.

    오늘도 대충 드러누워서 아무것도 안 했는데….. 이제는 누워서 오래 있으면 허리가 아픈 건 둘째치고 계속 졸리다 잠들었다 깨기를 반복하는 게 묘하게… 기분이 나쁨. 몸이 나에게 부지런하게 살기를 강요하는 느낌이다. 이제는 너무 배불러도 기분이 나쁘고…. 여러모로 몸 비위 맞추는 게 까다롭다.

    그래도 직장에서 연휴동안 해야지 하고 들고온 일 두개 중 한개를 얼추 끝내서 셀프칭찬하기로 했다. 나머지 한개는…. 이틀 사이에 끝낼 수 있지 않을까 싶음.

    드러누워서 아무것도 안 하기를 선택하면 그 때는 좋은데 꼭 나중에 뭐도 해볼걸 하고 후회하게 되는 느낌이 있다. 오늘도 대충 드러누워서 아무것도 안 했는데….. 이제는 누워서 오래 있으면 허리가 아픈 건 둘째치고 계속 졸리다 잠들었다 깨기를 반복하는 게 묘하게… 기분이 나쁨. 몸이 나에게 부지런하게 살기를 강요하는 느낌이다. 이제는 너무 배불러도 기분이 나쁘고…. 여러모로 몸 비위 맞추는…

  • 습관

    습관

    연초에 올해야말로 다이어리를 써보겠다고 다이어리를 샀다가…. 올해도 역시 3개월을 넘지 못하고 포기했다 ㅇ<-< 사실 이런 거 지속이 잘 안 되는 사람인 걸 알아서 방에 붙이는 포스터 연력에 날짜마다 표정스티커 붙여서 간단한 기록도 하고 있었는데 (다이어리는 못 해도 이건 하겠지…) ….. 그것도 한 달이 밀렸다. 지속되는 습관을 만들기는 정말 쉽지 않고 만들었던 습관을 손에서 놓아버리기는 너무 쉽다. 인간이란 왜 이런 존재일까……..

    약간 비슷한데… 뭔가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너무 힘들다 세상에는 운동 말고 재밌는 게 너무 많아 그런데 왜 재미도 없는 운동을 시간을 들여서 해야 할까 건강하게 덕질하려면 하긴 해야겠지 ……날이 너무 더워지기 전에 자전거든 클라이밍이든 정을 들였으면 좋겠는데… 둘 이상이 하는 운동은 대개 취향이 아니고…. 혼자 하는 운동중에서 그나마 제일 오래 꾸준히 한 게 필라테스나 요가 계열…

    사진을 잘 안 찍는 편인데 ….. 음……. 사진으로 기억을 남겨야 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 것 같기도 하면서도…. 사진을 찍어도 그걸 다시 되돌려보는 일이 극히 드물어서 무슨 소용인가 싶기도 하고 그렇다 상실을 겪지 않아서 그런가? 사진으로밖에 다시 볼 수 없는 무언가가 아직 내 인생에는 없기는 했는데…. 내가 인간관계에 미련을 좀 덜 두는 성격일지도? 가끔 그리운 친구가 있어도 그냥…. 막 보고싶다는 생각은 안 드는 것 같음…

    이건 약간 굿즈도 비슷한데… 회지는 여러 번 돌려읽어도 굿즈는 사고 나서 다시 꺼내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좀 그럼…. 다들 회지를 내줬으면 좋겠음.

    연초에 올해야말로 다이어리를 써보겠다고 다이어리를 샀다가…. 올해도 역시 3개월을 넘지 못하고 포기했다 ㅇ<-< 사실 이런 거 지속이 잘 안 되는 사람인 걸 알아서 방에 붙이는 포스터 연력에 날짜마다 표정스티커 붙여서 간단한 기록도 하고 있었는데 (다이어리는 못 해도 이건 하겠지…) ….. 그것도 한 달이 밀렸다. 지속되는 습관을 만들기는 정말 쉽지 않고 만들었던 습관을 손에서 놓아버리기는 너무…

  • 개인 공간

    개인 공간

    현실에서 나만의 공간이 필요한 것처럼 (나는 다른 사람이랑 오래 일정 정도 이상의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죽어버리는 공식 MBTI 결과 I로만 100% 치우쳐진 극 I임…..) 온라인에도 가끔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걸 간혹 느낌

    물론 트위터도 교류보다는 거의 공개된 키티일기장+광장 한가운데 가만히 앉아 다른 사람 목소리를 듣는 공간 느낌으로 쓰고 있는데….. (이렇게 쓰고보니 트위터도 제법 I 특화형 공간임….) 트위터보다도 좀 더 폐쇄된 느낌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느낀 적이 좀 있고 그런 면에서 보면 포타 때문에 열긴 했어도 개인홈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트위터도 광고 문제도 있고 타임라인이 제대로 정돈 안되는 문제도 있어서 (일론 머스크가 인수한 이후엔 진짜 엉망이다 …. 다른 건 몰라도 트친 트윗이 안보이는 건 안 되지….. 내가 타래로 달린 글 안보이는 것까진 어떻게 받아들이려고 했는데 다 잘리는 게 말이 되냐 진짜) 슬슬 트위터라는 공간에 정이 떨어져가는 시점이기도 했던 것 같음… 하지만 여전히 트위터는 포타만큼 완전히 버리기 어렵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내향형인데 다른 사람 이야기 보는 걸 너무 좋아하는 인간에게 트위터 너무 맞춤형 SNS 형식이라고…..

    현실에서 나만의 공간이 필요한 것처럼 (나는 다른 사람이랑 오래 일정 정도 이상의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죽어버리는 공식 MBTI 결과 I로만 100% 치우쳐진 극 I임…..) 온라인에도 가끔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걸 간혹 느낌 물론 트위터도 교류보다는 거의 공개된 키티일기장+광장 한가운데 가만히 앉아 다른 사람 목소리를 듣는 공간 느낌으로 쓰고 있는데….. (이렇게 쓰고보니 트위터도 제법 I 특화형 공간임….)…

  • 개인홈을 만든다는 것….

    개인홈을 만든다는 것….

    예전에는 제로보드랑 html을 이용해서 만든 개인홈을 운영했었는데 중간에 관리 안되고 귀찮아서 없앴던 적이 있다.

    그 뒤로는 한참 트위터에서만 떠돌고 글은 포타에 올리면 되니까 굳이 글을 백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딱히 만들지 않았는데 하필이면 이럴 때 포타 업데이트 방향이 …… 정말 이상해서……

    아무튼 그래서 다시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자니 아 이것 참 예전처럼 보드를 이용해서 홈페이지를 만들기 어려운 시절이다…. 아보카도 에디션은 영 적응이 안 되고 결국 다시 워드프레스를 잡았다.

    그래… 다시…..다

    예전에 한참 워드프레스가 네이버 블로그의 대용으로 유행했을 때 한번 찍먹해봤는데… 그때는 진짜 아무것도 몰라서 그 어떤 감도 잡히지 않았다면 지금은 그래도 대충 어떻게 굴려야 할지 알겠다. 아마 시스템 업데이트를 하면서 편해진 부분도 있을 거고.. 또 예전이랑은 다르게 내가 대단히 복잡한 기능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아직은 구조만 잡아놨고 여기저기 미완성인 상태인데, 배너랑 메인이미지랑…. 윶랩 이미지 정도는 넣고 싶어서 고민중…..

    예전에는 제로보드랑 html을 이용해서 만든 개인홈을 운영했었는데 중간에 관리 안되고 귀찮아서 없앴던 적이 있다. 그 뒤로는 한참 트위터에서만 떠돌고 글은 포타에 올리면 되니까 굳이 글을 백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딱히 만들지 않았는데 하필이면 이럴 때 포타 업데이트 방향이 …… 정말 이상해서…… 아무튼 그래서 다시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자니 아 이것 참 예전처럼 보드를 이용해서 홈페이지를 만들기…

error: Content is protected !!